망 중립성 "이해조정 아닌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사업자별 이해관계 조정이 아닌 국가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망 중립성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통신사업자와 콘텐츠·단말업체 간 이익 다툼 양상으로 진행된 기존 망 중립성 논의에 대한 가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가치사슬 변화> *자료:망 중립성 정책좌담회(신민수 교수)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가치사슬 변화> *자료:망 중립성 정책좌담회(신민수 교수)

이경재 국회의원(새누리당)은 1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망중립성 논란, 상생발전인가 비용전가인가`라는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해 통신사업자, 포털, 시민단체, 학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망 중립성 논의 방향을 국가 산업경쟁력 발전 차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망 자체의 중립성이라는 단편적 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 대응하고 ICT 강국으로 재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신 교수는 “글로벌 스마트 미디어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망 중립성 이슈는 국제자본 이동이나 무역이슈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 정책도 국내 시장 방어적 관점에 그치기보다는 세계시장 공략 관점에서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각국 망 중립성 정책이 자국 산업 경쟁력을 더욱 강하게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듯이 우리도 이에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애플·구글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미국에서는 콘텐츠·플랫폼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망 중립성이 논의되고 있다.

반면에 국내 망 중립성 논의는 통신사업자와 포털, 시민단체, 제조사 간 엇갈리는 주장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 전개되는 상황이다. 사업자 간 논란과 공방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망 중립성이 과거 세계 공통이슈로 떠올랐던 정보통신시장 개방과 유사하게 흐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망 중립성 국제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교수는 “망 중립성 정책이 미국과 유럽 등 국제공조를 전제로 수립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도 글로벌 논의 주도권 확보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창희 방송통신위원회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여러 목표를 아울러 조화롭게 추진하는 것이 정부 망 중립성 정책 방향”이라며 “글로벌 이슈를 포함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