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한민국 반도체 쌍두마차,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투자를 더 늘린다. 삼성은 올 초 계획한 15조원보다 3조원 많은 18조원으로 늘려 잡았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출범식에서 최태원 회장이 투자 규모를 애초 계획인 4조2000억원보다 크게 늘릴 것이라고 했다.

18조원은 삼성이 반도체에 투자한 규모로는 가장 큰 액수다. 주목할 부분은 18조원 중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시스템반도체 분야다. 올 초 8조원을 계획했지만 2조원을 추가했다. 삼성은 늘려 잡은 2조원으로 미국 오스틴 공장을 시스템반도체 라인으로 전환한다. 빠르게 늘어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이미지센서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 분야도 애초 7조원보다 1조원 많은 8조원을 투자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투자를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모바일 솔루션 중심으로 재편하는 한편, 시스템반도체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시장 상황도 좋다. 엘피다 등 일부 메모리반도체 업체가 도산하면서 D램 가격이 올랐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가 호조를 보이면서 모바일 램과 플래시메모리 수요도 늘어난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 2위를 굳힌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 확대에서는 후발업체와 간격을 벌림과 동시에 1위 기업인 인텔을 추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시스템반도체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이다. 물론 시스템반도체는 단기간에 승부가 갈리는 분야가 아니다. 어려운 만큼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