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선전에서 폐막한 `2012 중국광전디스플레이전시회(CODE:China Optoelectronics Display Expo)`는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
CSOT의 110인치 패널은 중국 업체들의 대형 LCD 시장에 본격 진입을 선언하는 상징이지만 40인치급 3D 패널을 비롯한 상용 제품에서는 아직 기술적 한계가 뚜렷했다. 또 과도한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부작용도 전시장 곳곳에서 노출됐다.
올해로 5회째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CSOT와 TCL, 스카이워스, 콩카 등 현지 패널 및 LCD TV 업체들이 주로 참가했다. 중국 대표 LCD 업체인 BOE는 참가하지 않았다. 또 업계 1, 2위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불참, 전시회 위상이 크게 위축됐다.
전시회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CSOT의 110인치 LCD 패널이다. CSOT가 자체 개발한 HVA 기술을 탑재한 이 패널은 4K2K(3840×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현존 최대 LCD 패널로 관심을 끌었다. 4000대1 명암비와 800니트(nits) 휘도로 비교적 선명한 화질을 보여줬다.
반면에 패널 동작속도가 120㎐로 낮고, 편광판을 이어붙인 검정 세로 선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여서 상용화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었다. 제품 소개에서는 셔터글라스 방식 3D를 지원하지만 전시회장에서는 3D 화면을 시연하지는 않았다. 또 CSOT가 전시한 40인치급 3D 패널도 120Hz 속도를 지원, 화면 겹침 현상이 심해 시청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8세대를 양산하기 시작한 CSOT가 아직 시장 주력 기술을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여실히 나타냈다”며 “110인치 LCD 패널도 동영상이 아닌 사진을 편집한 영상을 상영, 정확한 성능을 평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별관으로 구성된 중국OLED산업연맹 공동관도 중국 OLED 산업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BOE, 티안마, 비저녹스 등 참여 업체들은 자사 전략을 간략히 소개하는 데 그쳤다. 또 일부 업체가 선보인 OLED 패널들도 기초적인 연구 단계 수준에 불과했다.
이처럼 전시회 규모가 줄고, 혁신적인 제품이 사라지면서 전시장은 사흘 내내 한산했다. 중국 중앙·성 정부가 첨단 LCD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의 기술 혁신과 역동성은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광둥 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왕양 광둥성 당서기는 “불처럼 타올랐던 시절의 격정이 사라지고 있다”며 선전시의 개혁 열기가 식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 같은 평가는 정부가 주도해왔던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유효한 진단으로 보인다.
선전(중국)=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