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차량용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조기에 끌어올리기 위해 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 표준인 `ISO 26262`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다수 국내 업체들이 국제 표준에 소홀한 가운데 기업 간 상생 협력 차원에서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지난 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ISO 26262 대응을 위한 칩 개발 전략 포럼`을 개최하고, 차량용 반도체 국제 표준 현황과 과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
ISO 26262는 지난해 유럽·미국·일본의 주요 완성차 및 부품 업체 주도로 제정된 국제 표준 규격이다. 자동차 전자제어 장치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와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성 규격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됐다. 특히 자동차용 전기·전자 시스템 제조업체에는 사실상의 필수 기술 규격으로, 관련 규정을 반드시 준수해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증명해야 한다. 차량용 반도체 기술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그 중요성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재경 포럼위원장(숭실대 교수)은 “ISO 26262는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및 판매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산업계 전반적으로 준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 이날 포럼에는 학계 전문가들과 국내 대기업, 팹리스, 외국계 반도체 및 컨설팅 기업에 이르기까지 300여명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선발 주자인 인피니온과 르네사스는 ISO 26262 표준 동향과 대응 전략을 소개하고, 국내 개발 동향 및 발전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소개했다.
장선호 산기평 전기전자평가팀장은 “향후 국가 연구개발 과제 수행 과정에서도 ISO 26262를 중요한 점검 기준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국내 관련 연구개발이 정착될 수 있도록 업계의 힘을 모을 수 있는 포럼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