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간 실적 `매출 200조원, 25조원 달성`의 청신호를 켰다.
이 회사는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에도 거침없는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분기 47조원 매출에, 6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됐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2조2700억원, 12조5500억원이다. 하반기에 성과가 더 늘어나는 전자업계 특성을 감안할 때 `200조원-25조원` 고지 점령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의 힘` 확인=1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했던 통신(IM·IT&모바일) 부문이 2분기에도 변함없이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IM 부문 2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4조5000억원으로 전체 영업 이익 중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갤럭시 노트가 꾸준한 인기를 이어간 가운데 신작 갤럭시S3가 출시 두 달 만에 700만대가량 팔렸다는 관측. 삼성전자는 두 제품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 확산에 대응했다.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5000만대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 성과는 애플 대응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미 애플 특허소송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갤럭시탭 10.1` `갤럭시 넥서스`가 판매금지 조치를 당했다. 실제 수익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지만 삼성전자로서는 개운치 않다.
가을 출시가 예상된 애플 차기 스마트폰 `아이폰5`도 삼성전자에는 부담 요인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노트 후속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미국, 유럽 시장에서 아이폰5로 인한 점유율 하락 가능성이 있다.
◇TV-가전 안정적=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담당 사장은 최근 “TV시장이 소폭 위축됐고, 가전은 5~6% 성장이 예상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시장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냈다”고 자신했다. “하반기 목표치 후퇴는 없다”는 말도 했다.
TV와 가전 부문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안정적으로 순항한다는 의미다. 업계는 소비자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2분기 12조원 수준의 매출에 6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봤다.
TV는 북미에서 월간 기준 40%대 점유율을 처음 돌파하는 등 세계시장 7년 연속 1위 달성이 유력하다. 전통적으로 스마트폰처럼 이익 기여도가 높지 않은 사업부문이지만 기복 없는 안정적 성과를 냈다. 특히 CE는 3, 4분기에 매출 확대 기대가 높은 분야다.
◇하반기 기대 큰 반도체=회사는 2분기 전체 시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문에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자사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등 내부 물량이 효자 노릇을 했다. 이들 제품 중 영업이익률이 20% 이상인 제품도 있다. 반도체 수익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호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3분기 갤럭시S3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2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매출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 여기에 아이폰5 출시 및 SSD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외부 시황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영업이익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LCD와 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부문도 2분기 흑자에 이어 연말 세트 수요를 대비한 성수기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시리즈 판매와 연동하는 부품 사업 실적 호조가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이라며 “외부 업황도 서서히 개선되면서 삼성전자 부품 사업의 경쟁력 우위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준기자·양종석기자
표. 삼성전자 분기별 매출액, 영업이익 추이(단위:조원)
*자료: 삼성전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