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日 엘피다 인수하면…삼성도 '불안'

D램 캐파 삼성에 육박…미세공정 전환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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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다 인수를 추진 중인 마이크론이 양 사 합병을 완료할 경우, D램 웨이퍼 생산 능력(캐파)에서 업계 1위인 삼성전자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를 제치고 부동의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의 미세 공정 전환 속도에 따라 D램 시장에서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엘피다 통합 전후 D램 생산능력 추이>(단위:천장)=자료:아이서플라이
<마이크론+엘피다 통합 전후 D램 생산능력 추이>(단위:천장)=자료:아이서플라이

12일 시장조사 업체 및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과 엘피다의 D램 생산 능력 합계는 300㎜ 웨이퍼 기준으로 월 37만장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와 엘피다의 대만 자회사인 렉스칩 생산 능력을 합산한 것이다. 마이크론은 엘피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렉스칩 지분 전량을 사들이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D램 생산 능력은 월 40만장이다. 마이크론과 격차가 3만장 수준으로 줄어든다. SK하이닉스의 생산 능력은 월 30만장이다. D램 생산 능력에서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순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생산 능력이 시장 점유율로 직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나노급 D램을 양산하며 미세 공정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마이크론과 엘피다의 주력은 30나노급으로 1세대 이상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 30나노에서 20나노급으로 미세 공정을 전환하면 웨이퍼 생산성은 50% 이상 늘어난다. 실제 20나노급 D램 생산에서 가장 앞선 삼성전자가 40%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20나노급 미세공정 전환에 적극 나설 경우, 업계 2위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웨이퍼 생산 능력보다는 미세 공정 비율과 생산 수율이 D램 시장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마이크론과 엘피다 통합 과정에서 미세 공정 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