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英 CSR사 모바일 부문 인수…"무선 칩 경쟁력 강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인 CSR(Cambridge Silicon Radio) 모바일 부문을 분할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올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고 17일 밝혔다.

CSR는 와이파이·블루투스·GPS 등 무선 커넥티비티(Wireless Connectivity)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GPS 세계 1위, 블루투스 분야는 2위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인수 규모는 총 3억1000만달러다. CSR의 모바일 관련 무선 커넥티비티 특허와 기술 라이선스, 300여명의 개발인력을 포함한다. 인수 후에는 시스템LSI사업부 개발센터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는 CSR에 3400만달러 규모의 지분을 투자해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삼성전자는 모바일 무선 커넥티비티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최적화한 무선통신 솔루션을 개발, 차별화한 제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우남성 삼성전자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은 “스마트 모바일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며 “향후 여러 기능을 접목한 혁신적인 고성능 모바일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CSR의 모바일 부문을 인수한 것은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 무선 커넥티비티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무선 연결 기능을 `통합`해 경쟁사를 압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AP 시장에서 이미 7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새로운 영역 확대를 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CSR는 이미 삼성전자와 다양한 형태의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는 무선 칩 기술 특허와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됐다.

AP 시장에서 무선 연결 및 전력 솔루션 통합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AP 업계 2위인 퀄컴이 지난해 아테로스(Atheros)를 인수하고, 인텔이 인피니언의 무선사업부를 인수한 것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삼성전자도 이미 지난달 스웨덴의 저전력 와이파이 솔루션업체 나노라디오를 인수한 바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자사 AP에 최적화한 무선 연결 칩을 통합해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AP에 관련 기능을 통합하거나 자사 AP에 최적화된 별도 칩을 번들 형태로 제공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연구개발 및 사업 방향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에 따르면 무선 커넥티비티 칩 시장은 지난해 84억달러에서 2016년 113억달러로 연평균 6%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