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가 디스플레이 패널 부족으로 초반 흥행몰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니혼게이자이는 애플 `아이폰5`용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사 중 하나인 샤프가 생산 부진으로 LCD 패널 공급을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지연했다고 보도했다.
샤프는 지난 7월부터 공급키로했던 LCD 패널을 아이폰5가 출시된 지난 12일에야 카메야마 제1 공장에서 출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공정 과정에서 수율이 개선되지 않아 생산이 늦어졌으며 애플 본사 엔지니어들과 조립·생산을 담당하는 대만 혼하이(폭스콘) 직원들까지 총동원해 겨우 생산을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샤프는 다음 달부터 본격 양산할 예정이지만 애플이 요구하는 수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아이폰5에 LCD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는 샤프를 포함해 재팬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3개사다. 소니·도시바·히타치 등 중소형 패널 업체들이 합작 설립한 재팬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요청에 맞춰 지난 7월부터 아이폰5용 LCD 패널을 공급했다.
하지만 샤프가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그 수량만큼 아이폰5 초기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이폰5가 이전 모델인 아이폰4S와 마찬가지로 초기 판매가 급증할 경우 품귀 상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에서는 시판이 시작되는 21일 이후 1주일 후 예상 판매량을 1000만대까지 내다봤다.
샤프가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출시한 애플 스마트패드 `뉴 아이패드`에 적용한 LCD 패널도 출하가 늦어졌다. 샤프는 경영 악화로 투자 여력이 떨어지면서 제때 생산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이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샤프를 아이폰5 공급업체로 선정한 것은 그동안 주요 부품공급업체였던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이 본격화되면서 대체가 불가능한 품목을 제외하고는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던 부품을 모두 다른 업체로 전환 중이다.
이번 아이폰5에서는 삼성의 LCD 패널을 제외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도시바와 SK하이닉스, 모바일 D램은 엘피다로부터 각각 공급을 받으면서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6`의 위탁생산(파운드리) 만큼은 대안이 없어 삼성전자에 계속 맡긴 상태다.
애플은 삼성을 대신해 LCD 패널 공급업체로 샤프를 낙점했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못 올린 셈이다. 애플은 샤프의 불안한 경영 상황을 우려해 주요 협력사인 혼하이에 샤프의 지분 인수 등으로 자금지원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샤프의 주식이 급락하면서 혼하이가 인수가를 재협상할 것을 요구한 상태라 쉽사리 안정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