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립서비스

`립서비스(lip-service)`의 사전적 의미는 말을 그럴듯하게 해 상대방이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다. `립서비스`는 사전적 의미보다 `입에 발린 말` 혹은 `말뿐인 호의`라는 뜻으로 회자된다.

`립서비스`는 선의든 악의든 당장의 문제를 회피할 때 동원되곤 한다. 즉 무책임과 일맥상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일 시작된 제19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4일 끝났다. 감사를 앞두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상임위별로 정쟁에 몰두해 국감 본래 취지인 정책 감사가 조금 빛이 바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결국 당초 예상은 적중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산적한 현안을 심도 있게 다뤘다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아쉬운 것이 분명하다.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피감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 이동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단말 보조금이 이통 요금 상승과 시장 혼탁을 낳는다고 일갈했다.

의원들은 근본적이고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해결 방안을 내놓으라고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하지만 실천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 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단말 보조금과 이동통신 서비스 요금 논의에 진정성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할 정도다.

단말 보조금과 이동통신 요금에 국민의 관심이 지대한 만큼 여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정치적 행위가 아니었나 하는, 국민을 향한 `립서비스`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의원의 문제 제기가 단순한 `립서비스`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립서비스`가 아닌 진정성을 가진 발언으로 인정받으려면 입법 활동 등 실천이 뒤따라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국감에서의 발언이 결코 `립서비스`가 아님을 향후 의정 활동에서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김원배 통신방송산업부 차장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