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이하 프런티어 사업)이 12년의 긴 여정 끝에 내년 초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국가 전략기술 분야를 선택해 세계 정상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대표 국책 R&D프로젝트. 우리나라의 투입 주도형 경제발전 전략을 과학기술 중심의 혁신주도형 성장 전략으로 바꾸는 주춧돌이 됐다.
◇과학기술 중심국가 청사진 제시
프런티어 사업 목표는 2010년까지 전략기술 분야에서 선진권 진입을 위해 국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기술혁신의 성과를 사회 전 분야로 확산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치밀한 사전준비를 거쳐 생명기술(BT),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 3개 분야를 중심으로 총 16개 프런티어 사업단을 선정했다.
각 사업단에는 10년 동안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초·원천기술을 창출하는 `특명`이 부여됐다. 예산도 사업단별로 연간 80억~100억원을 투입했다. 16개 사업단에는 학계와 정부출연연구기관, 산업계 등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자 8500여명(연인원)이 대거 참여했다. 연구단 별 연구자들은 미래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열정을 쏟아 부었다.
프런티어 사업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6개 사업단의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논문 게재 건수는 1만574건이다. 사업수행 기간 동안 우리나라 SCI 논문 게재 실적은 사업수행 전 10년과 비교해 10.2~41.1배 증가했다. 이 중 사업단에서 창출한 논문이 전체의 29~49%에 해당한다. 국내외 특허 출원과 특허 등록 건수도 각각 7853건과 3701건 등 총 1만1554건에 이른다.
◇독보적 연구성과 세계가 주목
사업을 통해 창출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세계 최초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 추위와 가뭄 등 악조건에서도 자라는 `슈퍼 벼` 개발, 각종 암과 당뇨·파킨슨병 등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원천기술 확보, 세계 최고 성능의 이산화탄소 분리막 개발, 국제표준 줄기세포 분화기술 개발,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선 제조기술 개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사업을 통해 개발된 기초·원천기술 546건은 이미 국내외 기업체로 이전돼 상용화 과정을 밟고 있다. 지금까지 기술이전 계약금이 3000여억원에 이르지만 앞으로 매출과 연계된 러닝로열티를 감안하면 기술료 수입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전문 평가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32기가 낸드플래시 기술과 이산화탄소 분리막 기술 등 대표적인 연구성과 5개의 기술가치만 총 1조7000억원을 웃돈다.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을 이끈 이조원 단장(한양대 석좌교수)은 “사업단 출범 당시 메모리반도체 용량이 기가급이었는데 여기에서 1000배만 성능을 올려 세상을 바꿔보자는 개념에서 도전해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CTF핵심 기초기술을 개발하게 됐다”며 “정부가 기초연구를 주도하고 기업에 기술을 넘겨 세계적으로 성공시킨 대표적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성공신화는 계속된다
`2012년 21세기 프런티어 사업 백서`가 올해 종료되는 `21세기 프런티어 사업` 6개 사업단의 연구성과를 분석한 결과 기대 이상이다. 6개 사업단은 지난 10년간 `미생물 자원 확보 세계 1위` `이산화탄소 포집용 분리막 기술` 등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를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 향상을 이끌었다. 6개 사업단에 총 6223억원(민간투자 포함)이 투자되고 석·박사를 포함해 총 3만 2148명의 연구원들이 투입됐다.
교과부는 프런티어 사업에 이어 2010년부터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에 착수,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프런티어 사업 시즌 2`인 셈이다. 앞으로 10년, 20년 뒤 세상을 바꿀 세계 수준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엔진을 미리 만들겠다는 목표다. 교과부 관계자는 “앞으로 10여년간 진행될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을 통해 영화 `아바타`와 같은 가상사회를 구현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바이오에탄올을 내놓은 `인공나무`와 같은 꿈의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 프런티어 사업 현황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 주요 성과 (단위:건)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