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종 코어를 한 개 칩으로 구현한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소식이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차세대 기술을 먼저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반도체 강국을 넘어 시스템반도체를 포함한 진정한 반도체 강국 대열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쟁쟁한 경쟁사를 제치고 차세대 AP 기술을 개발하면서 한국의 반도체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특히 내년 2월 국제고체회로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삼성전자의 차세대 AP 기술은 업계 전문가들이 다중코어 AP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로 인정하는 기술이다.
차세대 AP 기술은 삼성전자 이외에도 브로드컴, 프리스케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LG전자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자체 28나노 공정을 이용해 기술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내년에 출시할 스마트폰 `갤럭시S4`에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탑재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과거 PC가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최대 수요처였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스마트폰은 PC보다 저소비전력이 한층 강조되기 때문에 이번에 삼성전자가 개발한 고성능 저전력 AP 수요는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는 독보적인 메모리반도체 강국이지만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큰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산·관·학·연이 시스템반도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이 분야에서도 세계와 경쟁 또는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AP 분야에서 세계 1위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메모리반도체는 10%에 불과하다. 메모리반도체는 우리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동력이 됐다.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 규모가 월등히 큰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의 선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