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위기의식 없이 100년 기업 없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일로 취임 25주년을 맞았다. 1987년 12월 1일 회장에 취임한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25년이 지난 지금, 삼성은 매출액 383조원에 이르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장이 취임한 1987년 10조원도 채 못 되던 삼성그룹 매출액이 39배 늘어났다. 시가총액도 1조원에서 303배 늘어난 303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당시만 해도 이건희 회장의 약속은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했지만 25년 세월 속에서 약속은 하나하나 실현됐고 마침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삼성그룹의 수출은 지난 25년간 25배 증가했다. 특히 신경영을 선언한 1993년 이후 15배라는 증가폭을 기록했다. 2012년 11월말 기준으로 삼성그룹은 국내 총 수출의 28%를 차지하면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중심에는 이건희 회장의 위기극복 리더십이 있었다. 1992년 삼성이 세계 최초로 64MD램 반도체 개발에 성공하면서 처음으로 메모리 강국 일본을 추월하며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삼성이 세계 1위의 기쁨에 취해 있을 때 단 한 사람, 이건희 회장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유명한 신경영 선언이 나온 배경이다.

삼성은 2012년 글로벌 브랜드 9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일류기업으로 장수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브랜드 톱10 중 기업 역사가 100년이 넘는 브랜드는 GE·IBM·코카콜라 세 개 뿐이다. 워크맨의 소니를 비롯한 쟁쟁한 일본 기업의 몰락은 냉엄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영원할 것 만 같았던 전자왕국 일본이 체면을 구기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안주`였다.

삼성은 앞으로도 `위기의식`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갤럭시 시리즈 등 스마트 디바이스(휴대폰·스마트패드 등)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삼성이 100년 기업의 꿈을 향한 마지막 목표인 `영원하라`를 이루려면 또 다른 킬러 상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