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대선 정국으로 전국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또 한 해가 저문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우리는 모두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되뇐다.
올해도 그랬다. 기술과 전자 산업계로만 한정해도 유럽발 금융 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심화, 삼성과 애플의 치열한 특허 전쟁, 일본 전자산업의 패퇴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벌어졌다. 앞으로 세계 산업계 지형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을 대형 이슈들이 연이어 터졌다. 세트 산업의 변화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산업으로 연결되며, 관련 산업계에서 각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 삶에도 서서히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지금 산업의 새로운 변곡점이자 대변혁의 꼭짓점을 지나는지도 모른다.
안으로 시선을 돌리면 19일 저녁 판가름날 제18대 대선이 피날레가 될 것이다. 앞으로 5년간 우리 삶과 형편을 좌우할 중대한 결정이 내려진다. 그날 저녁,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 것이다. 판세만 놓고 보면 선거 후에 이념과 정책을 사이에 두고 나라가 두 동강이 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앞선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인연은 언젠가는 헤어지게 돼 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이별이 아닌가. 새로이 정권을 잡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모두 이별을 거부할 수 없는 존재다. 새 출발점에 선 모든 사람들이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교훈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모든 것을 얻을 것만 같은 인연도 언젠가는 결국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서로 극단으로 치닫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별을 앞둔 사람은 결국 상대방을 보듬고 겸손함을 잊지 않는다. 이 같은 교훈을 잊지 않는다면 5년 후 이맘때쯤 모두가 함께 웃으며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다. 회자정리에 반드시 따라붙는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거자필반·去者必返)`는 명제도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작은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양종석 전자산업부 차장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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