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5대 킬러콘텐츠로 꼽은 게임 산업이 정부 규제와 함께 관련 예산 축소란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인 게임이 국내에선 천덕꾸러기 취급받는 현실이 그대로 투영된 사례다.
6일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올해 게임 예산은 전년 대비 10.11% 삭감된 195억5200만원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소폭 삭감에 이어 올해는 삭감 폭이 더욱 커졌다.
문화부 관계자는 “정부 부처 간 게임 산업의 진흥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예산 삭감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게임이 전체 콘텐츠 수출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현실에서 관련 예산 축소는 콘텐츠 산업 전체 수출과 시장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콘텐츠 수출액 48억달러 가운데 27억달러를 차지할 만큼 게임 산업 비중은 독보적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10조원 가운데 30%를 로열티·직접 수출 등 해외 시장에서 거뒀다. 전체 콘텐츠 수출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업계는 중국 기업 등이 국내 진출까지 모색하는 현실에서 정부의 이중 규제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진흥책 부재는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산 삭감이 정부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다는 면에서 업계의 우려는 더욱 크다. 수출산업 진흥은 고사하고 규제까지 심해져 국내 산업을 역차별 한다는 것이 골자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게임 전문 보좌관을 두고 게임 진흥책을 펴고 있다. 중국도 자국 게임 산업 보호를 위해 재정 지원과 함께 해외 업체의 직접 진출을 막는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토종게임 개발사를 만드는 노력을 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선 셧다운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등으로 산업이 설자리마저 좁아지고 있다”며 “수출 공신인 게임 산업 장려는 못하더라도 발목을 잡는 규제까지 더해 역차별하는 것은 산업의 싹을 자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연도별 게임 산업 예산(단위:백만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