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정부조직에 IT 업무를 총괄하는 정보화전략책임자(CIO)를 둔다. 정부 CIO는 부처별로 각기 운용되는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정부 공통 플랫폼 정비 계획`을 주도하게 된다. 또 도입을 준비 중인 사회보장제도 및 조세에 필요한 새 국민식별번호 `마이넘버 제도`의 조정 업무도 맡긴다.
31일 닛케이BP는 일본이 정부기관의 IT 투자를 효율화하기 위해 이를 총괄하는 각료급 CIO직을 운영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정부CIO는 엔도 코이치 전 리코재팬 고문이 맡는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8월 정부 CIO실을 신설하고 엔도 전 고문을 영입했으나 법적 근거가 없자 내각의 보조기관인 내각관방 아래에 뒀다. 아베 신조 새 내각이 이를 격상시키기로 의회와 합의하고 올봄 설치 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부처별로 장관 보좌관이 CIO를 겸한다. 신설 정부CIO가 이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역할을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게 된다.
정부 CIO가 출범하면 우선적으로 각 부처 IT 플랫폼을 통일할 계획이다. 그동안 부처 간 상이했던 문서관리 업무를 통합한다. 부처 이기주의로 변질될 IT 투자도 한눈에 보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미국 오바마 정권이 운용 중인 `IT 대시보드`와 유사한 개념이다. 아베 정부는 최근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정부 CIO 관련 예산으로 84억3000만엔(약 1010억원)을 요구했다.
마이넘버 제도에 필요한 시스템도 조정한다. 2016년까지 별도 시스템을 만들어 사회보장 제도와 세금 납부 등의 행정 활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국가기관 간 연계하는 것이 목표다. 관련 경비는 20억엔(270억원)으로 잡았다.
날로 늘어나는 국제적인 사이버공격에의 대응도 CIO가 총괄한다. 내각관방의 정보시큐리티센터와도 협력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일본도 최근 어나니머스 등 국제적인 해커집단 공격에 맥없이 당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정부 CIO 보좌관에 17명 자리가 할당됐다. 이들 임금으로 총 10만엔을 계상했다. 지난 23일 공개모집이 마감됐으며 2월 중순에는 합격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