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 A to Z]<9>융합으로 앞당기는 `바이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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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를 다루는 바이오 산업은 사회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진화했다. 단순히 의약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삶의 질을 높이고 노령화 사회, 식량, 에너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했다. 과학 차원의 생명과학과 기술 차원의 바이오기술이 산업화를 통해 상호 발전하면서 바이오경제로 진입하고 있다.

[융합 A to Z]<9>융합으로 앞당기는 `바이오경제`

OECD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께 바이오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고, IT 혁명을 넘어서는 바이오경제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바이오산업 근간인 생명과학은 1953년 왓슨과 크릭이 DNA 구조를 규명하면서 시작됐다. 1970년대 유전자 재조합 기술에 힘입어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바이오경제 1.0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2003년에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라는 혁신을 통해 다른 분야와 융합하는 `바이오경제 2.0 시대`가 열렸다. 경쟁국들은 바이오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 2011년 바이오 분야에 1조5012억원을 투자하는 등 바이오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초 연구 결과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 밀착형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를 통한 산업 생태계 조성도 필요하다. 기존 의약·식품에 더해 전자·나노·정보통신·화학·농업·에너지 등 다른 기술 융합이 활발해지면 혁신 제품이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들 것이다. 자연스레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된다.

대표적인 바이오산업인 바이오의약 분야를 보면 이런 패러다임이 적용됨을 쉽게 알 수 있다. 치료 정밀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신약과 과거에는 없었던 예방 전략이 바이오 의약 핵심으로 등장했다. 전자·나노·정보통신·화학 등과 융합해 유전자 기반 치료제, 분자 수준의 질병 진단, 개인 유전자 차이에 따른 맞춤형 진단·치료제 시대를 열고 있다. 다양한 컨버전스 의약품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의료서비스 분야에서도 유전자·단백질 분석기술과 의료 관련 대용량 데이터 분석기술로 환자별 예후 예측과 이에 따른 맞춤형 처방을 구현했다.

최근 새롭게 부상한 바이오화학 분야 대표 제품은 바이오플라스틱이다. 석유 기반 탄소경제를 바이오매스 기반 녹색탄소경제로 바꿔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제품이다. 화학 산업과 융합이 필수적인 바이오화학 제품은 우리나라의 석유 의존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는 핵심 기술이다. 대중소 제조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동반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수입에 의존하는 바이오플라스틱 원료에 대한 국내 생산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

수출액만으로 단순 비교하면 기존 주력 산업인 반도체산업과 새로 부상하는 바이오산업은 약 30년 차이가 있다. 하지만 바이오기술과 기존 전자·화학 산업 등의 융합속도를 고려하면 머지않아 바이오산업이 반도체산업 같은 주력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나아가 새로운 시장과 고용을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한 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박경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PD pkm2510@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