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고정거래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마트폰 업체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특히 옛 영광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전자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애플 등 선두 업체보다 구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3월 중순 이후 모바일 D램 고정거래 가격은 10%, 16GB·32GB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15~20% 가량씩 올랐다. 이는 삼성전자·애플 등 선두 업체 기준이어서 LG전자 등 후발 업체에 공급하는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공급부족 탓에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2~3분기 중 더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10나노대 미세 공정 한계로 반도체 생산성이 둔화된 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선두 업체들마저 감산 기조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1GB 대신 2GB 모바일 D램이 장착되고 것도 공급 부족을 부추긴다. 5위권 이하 스마트폰 업체 중 일부는 하반기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LG전자는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했지만, 지난해 옵티머스G 출시를 계기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옵티머스G 프로 효과로 1분기 86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스마트폰 판매 목표치는 100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 상승은 LG전자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원가 부담이 점차 커지면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리기 어렵다. LG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 목표 1000만대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체간 하드웨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원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카메라모듈·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해 고가 부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품 수직 계열화로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지닌 삼성전자조차 갤럭시S4 재료비 상승에 골머리를 앓는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갤럭시S4(3G 모델) 제조 원가는 갤럭시S3(3G)보다 15% 상승한 244달러다. 출하 가격은 6% 오른 580달러(북미기준)에 그쳐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메이저 업체로 부상 중이지만 부품 수직 계열화가 취약하고, 구입 물량이 적어 삼성전자보다 원가 경쟁력이 훨씬 취약하다. 반도체뿐 아니라 범용 부품도 삼성전자보다 10% 내외 비싸게 구매한다. LG전자 후속 스마트폰 모델의 재료비 상승폭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갤럭시S4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이는 스마트폰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고, 원가 부담에 취약한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