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 경고등 켜졌다…2분기도 불투명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계 1분기 실적

완성차와 부품을 포함해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의 위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환율 변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에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더해지면서 1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현대모비스 등 부품업체들도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떨어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지난 26일 현대차 노사가 극적으로 주말 특근에 합의했지만, 2분기도 벌써 3분의 1이 지난 시점이어서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완성차·부품 동반 부진=올 1분기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의 실적은 영업이익의 큰 폭 하락이라는 공통점을 보였다. 엔저 및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 우려가 현실화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두자릿수 이상 하락했다. 현대차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2조925억원)보다 10.7% 줄어든 1조868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도 작년 1분기보다 11.7% 줄어든 63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현대차 측은 “판매 대수 증가와 연결법인 증가(케피코)로 매출액은 증가한 반면 휴일 특근 감소로 인한 가동률 저하와 원화 약세로 판매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도 국내 완성차의 판매 감소와 주간 2교대 전환에 따른 생산 감소로 실적 증가폭이 제한적이었다. 기아차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해외 공장 생산과 판매는 함께 늘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특히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 감소 폭은 35%를 넘어섰다. 북미 리콜 사태에 따른 충당금 설정 영향도 있지만, 환율 리스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다.

◇2분기 전망도 불투명=현대차 노사는 지난 26일 주말 특근 시행에 전격 합의했다. 비정규직 노조원 600여명이 본사 상경 총파업에 나서는 등 극한 대결 양상에서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내달부터 주말 특근이 가능해 국내 공장 가동률 저하라는 내부 리스크는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원엔 환율이 1분기보다 더 하락하고 있어 외부 경쟁 환경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원희 현대차 부사장(재경본부장)은 “지난 1분기 평균 94엔 정도였던 엔달러 환율이 2분기에는 100엔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연초 계획보다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내수 부진과 생산량 감소, 리콜 충당금(900억원) 반영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영업이익은 어느 정도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환율 변동과 국내 생산량 감소 여파는 2분기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단위:억원, %)

(자료:각 업체, 증감률은 전년동기대비)

국내 자동차 업계 경고등 켜졌다…2분기도 불투명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