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WIPA)가 출범했다. 창조경제 시대 부각되는 지식재산(IP) 생태계 구성을 위해 WIPA의 역할과 방향을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자신문은 WIPA 조직위원회 자문위원과 함께 창조경제 시대 IP 중요성과 글로벌 IP 전문가 네트워크 현황을 진단했다.
사회(강병준 전자신문 경제과학벤처부장)=새 정부 화두가 창조경제다. 창조경제 시대에서 지식재산(IP)은 왜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나.
◇이수원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전 특허청장)=창조경제하면 창업을 많이 이야기한다. 창조경제를 한다는 것은 창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창업 후 성공하기 위해서는 IP를 기본 요소로 가져야한다. 성공 확률도 높아지고 IP란 자산이 생기는 것이다. IP를 보유한다는 것이 창조경제의 기본이다.
특허청장 시절, 부실 특허를 생산하는 것은 이적 행위라고 말했다. 기업이 특허를 믿고 투자를 하는데 나중에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면 기업도 망하고, 나라도 망한다. 바로 이적 행위다.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새누리당)=발명의 날, 박근혜 대통령은 “IP가 창조경제 에너지다”라고 말했다. 창조경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정리하면 상상력과 창의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말한다. 박 대통령은 “창의성을 우리 경제 핵심 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융합으로,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말을 빌리면 창조경제와 IP 관계가 분명해진다. IP 중요성은 항상 강조돼 왔다.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는데 제도적 뒷받침과 법률적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IP와 관련된 문제점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WIPA 발족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상희 전 과기처 장관(전 의원)=인간은 호모사피엔스, 생각하는 동물이다. 생각하기 때문에 창조할 수 있다. 원시 경제, 농업 경제, 산업 경제에서 지식 경제로 넘어가고 있다. 이 모두가 창조경제다. 정확히 말하면 농업 창조경제 시대 생각의 결과물은 농산물이다. 산업 창조경제 시대 결과물은 공산품이다. 지식 창조경제 시대에서는 우리 머리 속 아이디어가 결과물로 나온다. 바로 IP다. 이 과정으로 창조경제를 이해하면 초점을 맞춘 개인·기업·국가는 발전하고 초점을 못 맞추는 개인과 기업, 국가는 안된다. 아바타 영화 한편이 쏘나타 300만대 수출한 것과 같다고 한다. 자동차는 산업사회 창조물이고 아바타는 창조경제 창조물이다. 아바타는 상상력이 대부분이다. 수송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IP라는 것은 지식사회 창조경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김철호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책임교수=분석의 틀이 있어야 한다. 미국은 IP와 관련해 우리나라보다 10여년은 앞서있다. 80년대 글로벌 기업의 자산 가치 가운데 IP는 30%정도였다. 90년대는 60%, 2000년도에는 87% 수준까지 올라갔다. 제조보다 IP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IP에는 특허가 있다. 특허의 유효기간은 20년이다. 카피라이트는 70년, 트레이드마크는 사용만 지속하면 영원히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앞으로는 특허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카피라이트, 트레이드마크 등으로 IP 시각을 확장해야 한다.
또 단순히 IP에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과학기술과 법률 집합체인 IP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경영 관리 등 사람이 IP에 들어와야 한다.
사회=IP가 우리나라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드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글로벌 네트워크 등 해외 관계도 중요하다. 지금 IP 산업이 어디까지 와 있고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말해 달라.
◇이수원 교수=우리나라 IP 수준은 세계적이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세계 12위 정도 된다. 해외 나가보면 12위 정도 대접을 받았다. 특허청장할 때는 IP분야는 4~5위로 대접을 받았다. 한국·미국·중국·유럽·일본이 IP 강국(IP5)이다. 트레이드마크 쪽에서도 TM5 체제가 주도해서 세계 질서를 만들고 있다. 양에서는 세계 5대 강국이다. 실적에서도 2010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통계를 보면 전세계 특허 중 10%가 우리나라 사람이 낸 것이다. 전세계 특허 가운데 8%가 한국에 등록에 돼있다. 단계적으로 보면 2010년 100만건 특허 돌파했다. 60년 만에 돌파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다른 나라는 100년 걸리기도 한다. 세계에서 7번째 100만건을 경험한 나라다. 수출 1조달러를 달성한 것이 작년이었다. 이때도 세계 7번째였다. 100만건 특허 순서와 무역규모 1조달러가 된것이 우연히 같은 숫자다. 우리 특허가 앞서갈 뿐이 아니라 경제 규모에 맞춰서 가고 있다.
◇이상희 전 장관=일반론적으로 나눠보면 기초·원천 관련 특허와 응용 관련 특허로 구분한다. 기초 하나 제대로 만들어지면 응용은 여러 개가 나온다. 우리가 주로하는 것은 응용 쪽이다. 그래서 양적으로는 특허가 많다. 해결해야할 것 중 큰 것은 기초·원천에 관련된 것의 IP가 나와야 한다. 기초가 장악력과 질은 훨씬 높다.
IP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 이성과 감성이 있다 이성 쪽 IP가 산업에서 쓰는 IP다. 감성의 IP가 문화 예술 IP다. 우리나라 국민은 감성적 끼가 상당히 발달돼 있다. 아직까지 교육 등 제도적 시스템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강남스타일도 자연발생적 자기가 한거지 국가에서 해준 것이 없다. 앞으로 국민 잠재적 감성의 끼를 지원해주면 기초·원천 뿐 아니라 굉장한 강대국이 될 수 있다.
◇사회=따지고 보면 IP가 제대로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자는 것이 이중 중요한 것이 정책적 지원이다.
◇서상기 의원=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강국인건 틀림없다. 그러나 가야될 길이 멀고 다른 최강국과 운명을 건 승부를 IP로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야할 것이다. 역시 체제가 문제다. 여기서 좀 근본적이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IP 행정 문제점이 있다. 첫째, 관리하는 곳이 부처별로 분산돼 있다. 분산 자체가 자율성·대응성·긴밀함 등 있긴 하다. 그러나 결국 범부처적, 부처간 협력으로 효과적인 정책 추진해야한다. 창조경제도 산업과 산업, IT와 과학기술이 융합되는 과정이다. 이제는 효과적인 정책 추진하려면 모든 부처가 뛰어들어야 한다. 최상위 컨트롤 타워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있는 것이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정도다. 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위원회 실적이나 업무 추진 상황을 보면 우리가 당면한 IP 생태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역할은 할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P 전반을 통합적으로 담당할 전담부처, 분산형에서 통합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원화된 특허 소송 관할도 문제다. 모든 변리사나 과학기술계가 원하는 것이 이원화된 소송제도를 정리하는 것이다. 이 문제도 이번 19대 국회에서 창조경제와 연관시켜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창조경제와 IP 관계를 말했는데 제도 개선의 계기가 충분히 될 수 있고 당위성도 창조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가능하면 창조경제 시작하는 초기단계에서 모든 단계를 해결해야한다. 대통령 임기 내 안에 하면 되지 않느냐하는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 생태계와 시스템, 국회와 정부, 관련 기업 중에서 IP 생태계가 잘못됐을 때 가장 큰 피해자는 기업이다. 여러 분야에서 힘을 확실히 모아서 그동안 문제점을 제대로 해결한 IP 생태계를 빠른 시일 내로 만들어야 한다.
◇이수원 교수=IP가 어떻게 잘 창출하고 활용하게 하느냐. 창출이란 발명자·연구자가 가진 아이디어를 IP화하는 방법 중 하나다. IP화는 특허가 권리범위를 잘 구축된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심사를 잘하고 변리사가 출원을 잘 해야 한다. 그래야 단단하고 견고한 특허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가치가 창출된다. 우리나라 특허청은 세계 심사를 가장 빨리하고 있다. 그러나 특허 심사가 다른 나라보다 견고하다는 평가는 못 받는다. 이유는 심사관이 특허를 심사하는데 2~3배 많이 하기 때문이다. 경제개발 시기는 더 많이 일하고 밤새워 일하는 부지런한 우리나라였지만 너무 많이 심사하는 양이 많다. 특허청 심사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채용하는 것이 아니다. 특허 수수료로 운영한다. 특허청 서비스 기준은 어떻게 심사를 잘해 훌륭한 특허를 만들어주냐다. 버스회사가 서비스 높이기 위해 버스 운전기사를 제대로 고용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정부 기관이라 인원 늘리기가 힘들다. 심사관 늘려서 탄탄한 특허를 빨리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변리사들이 특허를 만드는데 어떻게 특허화하느냐도 문제다. 변리사 수입료가 낮다고 알고 있다. 수입료가 너무 낮은 것도 문제다. 창출된 특허를 활용하기 위해서 최근 이야기 나오는 특허 금융 등도 방안이다.
사회=IP 관련된 제도적 불합리, 정부·산업계·변리사업계는 끊임없이 개선돼야할 것이다. 차후에 더 논의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IP 큰 틀에서 이야기했다. WIPA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그 의미가 무엇인가.
◇서상기 의원=다른 분야는 국제협력이 많다. IP는 국제가 싸움이 붙어야 드러난다. 국제협력은 공동연구개발도 가능하다. IP 공동 협력 거리가 멀고 분쟁이 발생하고 문제가 생겨야 부각 되는 분야다. 이 시점에 WIPA는 앞을 내다본 안목이 탁월했다고 할 수 있다. 국제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전문가가 교류하고 의견 소통하고 만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로가 상승작용이 일어나는 경쟁, 불필요한 충돌의 예방, 이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미국에서 재미과학자 총회를 한다. 1000명이 훨씬 넘었다. 한번은 미국 특허청장이 왔다. 미 특허청장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특허와 관련돼 비중이 엄청난 나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과학자 총회 절반은 우리나라에서 간 사람, 과학기술계 리더들이다. 미 특허청장이 온 다른 이유는 IP에 관해 한국이 좀 나라 규모나 여러가지 비해서 룰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과학기술계 리더가 앞장서달라는데 의도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수원 교수=이제 전쟁도 진화한다. 영토전쟁·산업전쟁·무역 1조달러 등 나라간의 경제 전쟁이다. 이제는 두뇌전쟁이다. 상품전쟁 시절 코트라가 조직됐다. 우리 무역 1조달러 달성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두뇌전쟁 시대에 들어서 이런 역할 하는 기관이 있어야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IP관련 네트워크 잘 구축하고 활용하면 이 두뇌전쟁에서 승기 잡을 수 있을 것. 창조경제 기본을 IP한다. 창조경제 시대 WIPA가 생기는 것은 시기적절하다.
◇이상희 전 장관=결국 IP 거래단위 된다. 항상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 전쟁은 옛날 전쟁이 아니라 조용한 두뇌전쟁이다. 이 전쟁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정부차원에서 컨트롤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민간차원에서 먼저 출발해 전문가를 엮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면 거기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기업이 IP 보호할 때 글로벌 IP 전쟁의 배경, 상황을 미리 알고 있으면 해결하기 쉽다. WIPA는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참석자(가나다 순)
김철호 KAIST 지식재산대학원 책임교수/WIPA 교육자문위원장
이상희 전 과기처 장관/WIPA 조직위원장
이수원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전 특허청장)/WIPA 특허자문위원장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 (새누리당)/WIPA 입법자문위원장
사회=강병준 전자신문 경제과학벤처부장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