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도서관이 개관을 3개월 앞뒀지만 운영주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안전행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가 서로 다른 주장으로 맞서면서 결정이 지연돼 개관 초기 혼란마저 우려된다.
6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세종시도서관은 이달 준공을 마치고 오는 10월 문을 열 예정이다. 세종시도서관은 세종시 입주민은 물론 중앙행정기관 등 관계자에게 지식정보와 문화체험 공간을 제공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연면적 2만 9817㎡로,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 중이다.
하지만 운영주체를 재단법인 형태로 할지, 국립기관으로 할지 확정하지 못했다. 안행부가 국립화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반면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화를 추진해야한다고 맞서기 때문이다.
안행부 측은 무분별하게 공공시설을 국립화하면 정부조직이 비대해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공무원 조직은 순환보직으로 인해 전문성이 떨어지고 경직된 의사결정으로 효율성이 낮아 국립화가 능사가 아니라는 평가다.
이정민 안전행정부 경제조직과장은 “공공시설을 국립화하면 민간조직에 비해 효율성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세종시도서관이 세종시 입주민을 위한 공공도서관 성격 외에도 정책적 기능을 갖춘 만큼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국립화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국회도서관이 국회의원이 입법발의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DB) 역할을 하는 것처럼 세종시도서관은 공무원이 정책입안에 필요한 종합 정보를 서비스할 계획”이라며 “세종시도서관은 공공적 성격이 강한 만큼 지자체 소속이나 법인화될 경우 당초 목적에 부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개관을 앞둔 경복궁부근 기무사 터에 건립 중인 현대미술관 서울관이나 국비 326억원이 투입돼 내년 개관을 앞둔 한글박물관 역시 같은 처지다. 지난 정부부터 국립화와 법인화를 놓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문화부는 한글박물관이나 현대미술관 등 순수 예술과 학문이 중시되는 영역은 공공적 성격이 강하고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어 민간단체에 맡겨 법인화하는 것은 본래 설립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진룡 문화부 장관 역시 정부 초기 청문회에서 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기존 안대로 국립화하는 것이 옳다고 발언했다.
안행부는 “국민들이 문화예술 관련 공공시설을 서비스 받는데 차질이 없도록 부처 간 협의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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