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삼성-애플 ITC 특허분쟁, 다른 특허 소송에 미칠 파장은

삼성 특허소송 승기 잡았지만

ITC 판결이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고 있는 다른 특허 소송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독일,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호주 등 9개국에서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각 소송마다 특허 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판단 기준도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표준 특허 침해를 인정한 이례적인 사례인 만큼 향후 표준 특허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오세일 인벤투스 대표변리사는 “이번 ITC 판결이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이냐가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ITC가 캘리포니아 법원의 1심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처럼 ITC 판결도 캘리포니아 판결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오 변리사는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진행하는 소송 역시 일부 특허는 겹치지만,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면서 “ITC 판결과 내용이 다른 만큼 실질적인 판결 역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동준 특허법인 수 대표변리사도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한정적일 것”이라며 “ITC 판결이 미국 내 다른 법원 판결에 직접 영향은 못 줘도 일관성 비교 등의 이슈 메이커 역할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소송도) 대상 특허가 다르고, 특허에 의해 수입금지 내렸을 때 공익에 대한 해악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역시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직접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판결이 표준 특허 침해와 관련해 새로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동준 변리사는 “표준 특허와 관련해 지난해 유럽에서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등 특허 독점을 견제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이번 ITC 판결은 이런 분위기와 달라 예외적인데, 그렇다고 해서 ITC 판결 기조가 이어질 정도로 영향력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