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LCD·TV를 넘어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라는 기업에 1등이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최대 IT기업으로 공고히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세계 곳곳에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시골마을에 휴대폰 공장을 지으면서, 국가 산업구조 자체가 바뀌었다. 지난해 베트남 전체 수출에서 휴대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어섰다.
최근 대만 내 혐한(嫌韓)의 한 원인으로 삼성전자가 거론되기도 한다. 삼성전자 성공이 대만인의 자존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1990년대 삼성전자가 D램시장을 장악하면서 대만 업체들은 줄도산하거나 사업을 접어야 했다. LCD도 마찬가지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만 IT산업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HTC는 삼성전자에 밀려 이제 존재감마저 미미하다.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삼성전자가 최근 위기감에 휩싸였다. 스마트폰 비중이 너무 커진 탓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한 비중은 절반에 육박했다.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다.
위기론은 지난 7일 주식시장에서 표면화됐다. 이 날 삼성전자 주가는 6% 이상 빠졌다. 14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 하늘로 증발했다. 코스피 시장 지수도 1.8% 급락했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20년 전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 빼고 다 바꿔라”는 말로 유명한 신경영을 주창한 날이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기조로 혁신을 거듭했다. 이제는 이걸로 부족하다. 남을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가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변신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서비스 로봇을 선택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아직 초창기에 불과하지만, 향후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퍼스트 무버로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