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창번 미래수석이 임명장을 받은 후 윤 수석을 포함해 시내 한 식당에서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선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창번 신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등 각각 당정청을 대표하는 인사가 회동했다. `8.5 청와대 2기 인선` 이후 일주일만이었다.
윤 수석 취임 축하 등을 겸한 비공식 만찬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자못 진중했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미래수석을 갑작스럽게 교체한 배경은 창조경제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그에 따른 대통령의 실망이었다. 이날 회합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을 것이다.
새로 미래 수석이 부임해 청와대 조율이 이뤄진 만큼 이제는 미래부 차례다. 전임 미래수석과 더불어 존재감 부재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미다. 기를 불어넣어줘야 한다. 미래부가 예뻐서가 아니다. 정권 최대 국정 과제인 창조경제를 지지부진한 채로 놔둘 수는 없다.
어찌됐든 중심은 미래부다. 과학기술 현장에서 창의가 살아나고 여기서 나온 새 아이디어가 곧바로 시장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일 먼저 필요한 건 예산이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실탄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미래부의 `비타민 프로젝트`에는 모든 부처가 동참해야 한다. 각 과제별 예산권을 미래부가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미래부에는 국가예산 문제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 신임 미래수석도 마찬가지다. 최고 통치자가 나서야 한다. 현 정부 상황상 세원을 만들 수 없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창조경제 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든 방법은 여러 가지다.
미래전략수석도 새로 부임했다. 때맞춰 미래부도 조직 개편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다짐으로 업무를 시작하는 분위기다. 남은 과제는 청와대를 포함해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의 지원과 관심이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의지가 지속적인 관심과 점검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정권도 살고 창조경제도 산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