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S와 5C의 국내 출시 일정이 대폭 앞당겨졌다. 애플이 아이폰5S와 5C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1, 2차 출시국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국내 출시를 앞당긴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KT,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가 적극적으로 물량 구매의사를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그동안 기본적인 물량이 보장되고, 시장성이 있는 나라부터 먼저 출시하는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 가장 많은 아이폰 가입자를 보유한 KT가 적극적으로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돌파구 노린 KT의 전략=새 아이폰은 SK텔레콤과 KT를 통해 동시에 출시된다. 하지만 아이폰 도입을 위한 움직임에는 차이가 있었다. KT는 적극적이었던 반면, SK텔레콤은 미온적이었다. 때문에 출시일이 대폭 앞당겨진 데는 KT가 애플에 전향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 아이폰은 출시 직후 물량부족 사태가 예견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한국이 2차 출시국에 포함되기 위해 KT가 상당한 물량을 보장해줬을 것으로 점쳐진다.
KT가 아이폰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올해 들어 지속적인 가입자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로 삼기 위해서다. 아이폰5S와 5C는 광대역 LTE의 장점을 살리기에 최적이다. 새 아이폰은 LTE-A를 지원하지 않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LTE-A가 늦은 KT로서는 최적의 단말기인 셈이다.
KT는 아이폰을 처음 도입한 통신사로 여전히 아이폰 사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통신사로 꼽히는 것도 강점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 가열=아이폰5S와 5C가 조기에 국내에 상륙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도 가열될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 `G2`가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3`에 이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라운드`도 출시했다. 팬택도 10일 대화면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베가노트(가칭)`를 공개한다. 여기에 25일부터 아이폰5S가 가세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을 낮추고, 컬러를 다양화한 아이폰5C가 보급형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지도 주목된다.
한편 국내 제조사는 안방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해 강력한 마케팅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간 경쟁구도도 관심=새 아이폰 출시로 통신사간 경쟁구도도 변화가 예상된다. 아이폰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KT는 강력한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이석채 회장이 `비상경영`까지 선포할 정도로 가입자 감소로 골머리를 앓아온 KT에게는 아이폰은 새로운 기회다.
SK텔레콤은 KT의 공세에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5S와 5C 역시 KT와 동일한 날짜에 출시해 KT로의 쏠림 현상을 방어할 수 있다.
이번에도 아이폰을 출시하지 못하는 LG유플러스는 100% LTE 등으로 자사 통신망의 장점을 부각시켜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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