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옛 게임산업협회)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웹보드게임 규제안이 게임업계를 고사시키는 행위라며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더불어 자율규제 추진 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는 10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공식 입장과 계획을 밝혔다.
남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웹보드 게임 규제 관련 법률안은 업계를 고사시킬 수 있다”며 “업계 입장에서 제살을 깎는 규제안을 내놓은 만큼 이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규제안이 업계 반발에도 강행된다면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웹보드 게임 규제안은 올해 초 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린 후 법률안으로 만들어져 지난 6월 마련됐고 최근에는 규개위 심사를 통과해 법제처 심사를 앞뒀다.
최근 같은 당내에서 잇따라 쏟아진 게임 규제 목소리에 대해선 게임산업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남 회장은 “많은 부모들이 `게임이 학생과 아이를 망치게 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며 “이는 여론으로 이어져 정치인으로 하여금 관련 규제 법안을 만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게임이 마약이나 도박과 같은 사회적 악으로 인식되는 오해를 바로 잡아야 근본적인 규제에 대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업계 자율로 가정이 게임할 권리를 결정하도록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남 회장은 “16세 이하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거나 못하게 하는 결정권을 정부가 아닌 가정에 돌려줘야 한다”며 “협회와 업계가 이를 뒷받침하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게임 업계 역시 국민과 국회의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게임은 창조경제의 핵심이고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 주요 콘텐츠 산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국민들이 게임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도록 업계의 자율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