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원가를 공개할 의향이 있나?” (강동원, 이상일 의원)
“영업비밀이어서 공개하기 어렵다” (백남육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
통신비 원가공개 논란의 불똥이 휴대폰 제조사로 튀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고가의 스마트폰 가격이 화두가 되면서 제조사도 원가공개 논란에 휩싸였다. 휴대폰 제조사는 영업비밀인 원가는 절대 공개할 수 없다며 맞섰다.
국내 제조사가 원가 공개를 반대하는 이유는 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 휴대폰 업체 원가는 공개하지 않은 채 국내 업체만 공개할 경우 외국 업체에 정보만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국내 제조사 판매 장려금과 수익 등의 자료를 토대로 외국 제조사가 국내 통신사와 협상에서 자사에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제조사는 국회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지는 것도 우려했다. 대표적인 것이 부품 가격을 토대로 한 스마트폰 원가 추산이다.
강동원 의원은 갤럭시노트3 부품 원가가 25만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 말대로라면 원가 25만원인 제품을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하는 삼성전자는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백남육 부사장은 “자체 분석한 원가는 훨씬 높고, 부품을 비롯해 관리비, 판매비, 물가 수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원가에 포함시켜야 할 요소는 부품가격뿐만이 아니다. 부품가격은 원가를 구성하는 한 요소인 재료비에 불과하다. 원가 구성요소에는 소프트웨어 가격, 인건비 등을 포함한 노무비, 제조경비, 판매비, 관리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국내 제조사 한 관계자는 “애플의 경우 영업이익이 30%를 상회하지만 국내 업체는 10% 내외”라며 “공정위 말처럼 국내 통신시장에서 폭리를 취하는 업체는 국내 제조사가 아닌 해외 제조사”라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휴대폰 제조사의 원가, 출고가, 판매 장려금, 판매현황 등은 영업비밀인 자료로 이 내용이 공개되면 해외 제조사는 이를 바탕으로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면서 “국내 제조사는 해외 제조사와의 경쟁은 물론이고, 해외 통신사와 협상에도 심각한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