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경쟁 구도가 4개의 그룹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기사는 세계 자동차 판매 1위부터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들이 국경은 물론이고 경쟁 관계를 초월해 다양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1위인 일본 도요타는 후지중공업에 자본을 출자(16.5%)하고 있고, 마쓰다와는 하이브리드 기술 제휴, 독일 BMW와는 연료전지차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업계 2위인 GM은 푸조-시트로앵그룹에 7% 자본 출자했고, 혼다와는 연료전지차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또 폴크스바겐그룹은 일본 스즈키에 자본을 출자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 4위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더 복잡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미쓰비시와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소형차와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고, 독일 다임러그룹과는 3.1%의 지분 상호 출자를 단행했다. 또 포드, 다임러그룹과 연료전지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자본 제휴를 통해 경쟁사와 피를 섞고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이 같은 제휴 관계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자국은 물론이고 해외 경쟁사에도 서슴없이 손을 내밀고 있다.
이 대목에서 현대·기아차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와는 어떤 자본 및 기술 제휴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외부와의 제휴보다는 계열사를 통한 수직계열화를 기반으로 세계 5대 자동차 업체로 부상했다. 자동차 선진국들이 두려워하는 패스트 팔로어로 순식간에 그들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전기·전자, IT 등 다양한 이종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카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빅뱅 시대의 `외톨이`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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