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명 아주대 교수는 유기화학분야 대표 과학자다. 김 교수는 칼슘, 소슘 등 체내 필수 금속이온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며 다양한 파장 영역에서 형광을 방출하는 이광자 표지자를 개발했다. 이광자 표지자는 생체 내에서 진행되는 생물학적인 활성을 실시간으로 영상화하고 이를 통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생명현상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차세대 생체영상 기술의 핵심 소재다.
이광자 표지자 개발로 이광자 현미경의 실용화와 함께 질병의 조기 진단과 질병의 근본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체영상 기술은 바이오산업과 함께 21세기를 이끌 지식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교수 연구 성과는 지난 2011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선정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기초 인프라부문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같은 연구 성과로 대한화학회가 매년 개최하는 유기분과 하계 워크숍에서 유기화학과 관련해 탁월한 논문을 발표한 회원에게 주는 `젊은 유기화학자상`을 수상했다.
지난 5일에는 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생체 내 산성도를 정밀하게 영상화할 수 있는 형광분자센서도 개발했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센서는 물에 잘 녹는 유기물질로 인체에서 떼어낸 세포조직 안으로 쉽게 녹아 들어간다. 여기에 적외선 영역의 빛을 쏘여주면 산성도(pH)에 따라 다른 색깔의 형광색을 낸다.
색의 변화를 통해 세포 내 조직의 산성도 차이와 생명활동에 따른 산성도 변화를 관찰할 수 있으며 이는 현미경을 통해 바로 영상화가 가능하다. 이 형광 센서를 사용하면 세포 크기 보다 작은 1마이크로미터까지 관찰할 수 있다. 기존에는 세포 내부의 산성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이 없었지만 김 교수팀이 개발한 센서를 이용하면 생체 조직의 산성도를 0.1 단위 이하로 분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형광분자센서 개발로 살아있는 세포와 조직 내부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생명현상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며 “세포를 구성하는 분자단위의 기능 이상에서 질병이 시작되기 때문에 질병의 경로를 잡고 조기 진단을 내리는데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7일 화학분야 권위지인 `저널 오브 아메리칸 케미컬 소사이어티`에 게재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