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초저가 화이트 박스 공습…태블릿 시장 다크호스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PC 가격이 49달러.`

CES에 중국 태블릿 제조업체가 대거 등장했다. 주로 선전과 광저우에서 참가한 태블릿 제조업체들은 100달러 이하의 초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 일명 화이트박스를 제조하는 회사들이다. 제품 공급을 원하는 제조사에 맞게 사양과 가격대도 다양하게 맞출 수 있는 이들은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태블릿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전망이다.

CES에 참가한 한 중국 업체 관계자는 10여종 이상의 라인업을 제시하며 원하는 사양에 따른 제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제시하는 가격은 대부분 100달러 이하대다. 심지어 50달러 이하의 초저가 제품 공급도 가능하다.

CES에 참가한 한 저가 태블릿 판매업체 관계자는 “49달러 제품도 판매한다”면서 “제조사로부터 공급받는 가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49달러 제품을 사용해보니 디스플레이 품질이 낮아 화질 등이 상당한 차이가 있었지만, 검색 등 단순한 용도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었다.

이번 CES에 참가한 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 공급사만 수십여 곳에 달한다.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하면 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 제조사는 훨씬 더 늘어난다.

올해 태블릿 1억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경쟁자도 애플이 아닌 화이트박스 제조사가 될 수 있다. 특히 판매대수 확대를 위해서는 프리미엄 시장이 아닌 보급형 시장도 공략해야 하는데, 보급형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 제조사가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를 전망이다. 워낙 저가에 생산할 수 있다 보니 브랜드가 있는 지역 유통회사가 공급받아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 한 업체 관계자는 “CES에서 보이는 제조사만 수십여 곳에 이르는데 가만 보면 외형이 거의 유사하다”면서 “생산하는 곳은 많지만, 실제로는 금형 업체 몇 곳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들 비슷한 모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이 통하는 시장은 모르지만 신흥 시장과 저가 시장에서는 기존 업체들이 화이트박스 제품과의 경쟁에서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화이트박스 제품으로 인해 태블릿 시장이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된다. IHS는 지난 2012년 1억4100만대였던 태블릿PC 출하량이 지난해 72% 증가한 2억4300만대로 추산되며, 2017년에는 4억88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로다 알렉산더 IHS 태블릿 담당 이사는 “2013년 이후 아시아에서 대거 유입되는 저가형 화이트박스 태블릿PC으로 인해 태블릿PC 출하량은 앞으로 수년간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