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대란]일파만파...증권사도 `비상`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금융권 개인정보보호 실태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증권 업계도 시스템 재점검을 시작했다. 가뜩이나 업계가 불황을 맞아 구조조정으로 어수선해 자칫 보안사고는 기업 생존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는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 이후 보안 점검 리스트에 따라 일제 점검에 나서는 동시에 직원 대상으로 보안 교육을 강화하고, 인력충원을 포함한 전방위 대책을 검토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고객정보 관리체계와 현황을 재점검하고 사용 솔루션 현장실사를 벌였다. 특히 카드사 유출사고가 외주인력을 통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 외주인력 통제정책도 다시 점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고객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취약성 일제 점검과 함께 유의사항을 내부적으로 전파했다. 통제 솔루션과 시스템 관리도 강화하는 동시에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자 인력 충원도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취약사항을 점검하고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 경보` 발령을 홈페이지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전파하기로 했다. 동양증권은 긴급대책회의에 이어 이번주 중 정보보호최고책임자와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전산·인사·관리부서가 참여하는 정보보호위원회를 열어 개인정보보호와 고객정보 유출 방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정보유출 사고가 난 카드사와 같은 계열인 증권사는 불씨 차단에 힘쓰고 있다. NH농협증권은 NH농협카드와 고객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자체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서버실에 폐쇄회로TV를 설치하고 접근을 차단하는 등 보안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계열사 고객정보가 유출된 KB투자증권도 내부 확인은 물론이고 KB금융지주 차원에서 고강도 점검을 진행 중이다.

카드가 정보유출 진원지로 밝혀지면서 올해 카드연계 사업을 진행하거나 예정인 증권사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증권이 오는 2월 자체 체크카드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상반기 중 카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KDB대우증권도 하반기를 목표로 체크카드와 현금 IC카드를 모두 출시한다.

그러나 신용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로 관련 작업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금융당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카드 관련 보안체계를 전면 손볼 예정이어서 시스템 수정이 불가피하다. 당장 체크카드 출시를 앞둔 현대증권은 이번 사건으로 추가 보안 솔루션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는 고객업무 성격상 내부 사고나 외부 해킹에 따른 전산장애 방비는 엄격한 편”이라며 “다만 인근 업종에서 전산사고가 자꾸 발생하면서 전반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증권시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스템 점검을 강화 중”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