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전자제어 역량 강화와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 부문을 담당하는 계열사 현대오트론에 삼성전자 출신 부사장을 영입해 전략을 다시 짠다.
특히 이번 인사는 차세대 자동차 기술 경쟁력을 좌우할 전기·전자 부문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정몽구 회장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엔진 제어용 ECU 등 핵심 전장 기술을 내재화하고자 현대오트론 조직 및 중장기 전략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트론은 최근 김재범 전 삼성전자 전무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박상규 현대오트론 사장에 이은 2인자로 최고운용책임자(COO)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 운용과 기획 및 전략 수립이 주 업무가 될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20년 이상 삼성 반도체 사업 기획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이 영입한 삼성 출신 인사로는 최고위급이다.
현대오트론의 김 부사장 영입은 갈수록 중요해지는 차량용 전장 부품과 반도체 개발 전략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그룹 차원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오트론은 초대 사장을 지냈던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이 지난해 11월 전격 퇴임하면서 연구개발 전략이 혼선을 빚기 시작했다. 여기에 그룹 감사까지 이어지면서 현대오트론의 조직과 업무는 급속도로 위축됐다.
하지만 핵심 전장 기술 내재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외부 전문가의 냉철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기획 전문가인 김 부사장에게 이 같은 임무를 맡긴 셈이다. 이에 따라 조직 개편 또는 외부 자원 인수합병 등을 포함한 현대오트론의 전장 부품 개발 전략이 원점에서부터 재검토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트론의 주요 목표인 파워트레인과 보디·새시 제어 플랫폼, 차량용 반도체 등은 냉철한 역량 평가와 함께 필요 자원에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삼성 반도체 기획통인 김 부사장의 영입으로 현대오트론의 중장기 전략이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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