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삼성, 플렉시블 기기 선점 가속도…생산수율 확보가 관건

삼성전자는 구부러지는 태블릿PC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플렉시블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음을 증명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공간과 디자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IT 기기 산업에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한 구부러지는 태블릿도 사용성과 디자인에서 혁신적인 진화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생산수율 확보와 가격 경쟁력이 관건이다.

◇벤더블 태블릿 장점 많아

구부렸다 펼 수 있는 태블릿은 활용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부리는 각도에 따라 마치 곡면 TV처럼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고, 직각으로 세우면 노트북처럼 쓸 수도 있다.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는 액정을 유리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얇고 가벼워지는 것도 장점이다. 또 유리 액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깨지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기술 주도권 확보와 혁신 과시

세계 유수의 기업이 모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 개발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는 한 단계 앞선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 곡면 TV에 이어 곡면 스마트폰도 세계 최초로 선보였고, 이번에는 구부렸다 펼 수 있는 태블릿까지 내놓았다. 하드웨어 혁신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점도 다시 증명했다.

패스트팔로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퍼스트무버’로 변신하기 위한 움직임도 힘을 받게 됐다. 특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차세대 기기 분야에서는 확실한 선도자가 됐다. 삼성은 이미 폴더블 디스플레이까지 선보였기 때문에 계획대로 내년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서막

삼성은 지난해 첫 플렉시블 스마트폰으로 곡면 정도로는 새로운 시장을 열기 힘들다는 교훈을 얻었다. 대면적 TV에서야 곡면이 강점이 되지만 작은 스마트폰에서는 곡면이 차별화 포인트가 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면적을 최대로 키우면서 여러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벤더블(구부릴 수 있는)이나 폴더블(접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 CES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는 VIP 대상으로 5인치대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이 패널은 양 옆을 접을 수 있어 이동할 때는 접어서 최소화하고, 큰 화면을 보고 싶을 때에는 양 옆 접힌 부분을 펼칠 수 있다.


이는 투자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곡면 수준의 플렉시블 스마트폰 출시에는 소극적이었지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반기 내로 신공장(A3)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권건호·문보경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