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부문 합병과 관련해 SK텔레콤의 구체적인 지분 매각 계획이 시장에 흘러나왔다. SKT가 보유한 하나SK의 지분 49% 중 34%를 2단계에 걸쳐 하나금융에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SKT의 지분 철수에 관해서는 여러 관측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나오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내부 사정을 이유로 추가 투자가 어려워 지분 정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하나금융지주에 전달한 바 있다. 이후 협의과정에서 하나금융의 설득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최근 외환은행 카드부문 합병이 가시화되자 내부 검토를 거쳐 지분을 순차적으로 철회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보유 지분율을 15%로 낮추고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반도체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SKT에 정통한 협력사 고위 관계자는 “유관 시장에 34% 지분을 하나금융이 매각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하나SK카드 지분매각에 참여 중인 관계자에 진행상황을 물어봤더니 계약서상 하나금융지주의 승인이 있어야해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SK텔레콤은 하나SK카드의 2대주주(지분율 49%)다. 지분을 매각하지 않아도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본부가 합병되면 SK텔레콤의 지분율은 25% 수준으로 하락해 영향력이 줄어들어 시너지 제고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SKT가 내세웠던 금융-통신 융합사업 정체성도 희석될 수밖에 없다.
또 하나SK카드가 외환은행과 합병할 경우, SKT의 경영 참여에도 적지 않은 제약이 생긴다. 모바일카드 등 통신사와 연합한 비즈니스 창출보다는 외환은행의 VIP 마케팅 방식이 SKT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지분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건 알지만 SKT와 어떠한 협의를 진행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논의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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