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곡면 UHD TV 로 승부수 띄웠다

구형TV 반납 땐 50만원 추가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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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55·65인치 곡면 초고화질(UHD) TV 판매가격이 500만원대와 700만원대로 정해졌다. 예상치를 하회하는 것으로 삼성전자가 곡면 UHD TV로 확실히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삼성전자는 55·65인치 곡면 UHD TV 판매가격을 각각 590만원과 79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5일 밝혔다. 구형 TV 반납시 50만원 할인 혜택을 감안하면 500만원대(55인치)와 700만원(65인치)대 중반 이하다. 세계 최초 출시 제품으로는 상당히 낮은 가격대다.

평면 UHD TV로 각각 2012년 7월과 지난해 1월 출시한 84인치 LG 제품과 85인치 삼성제품은 각각 2500만원과 4000만원이었다. 또 지난해 1월과 4월 LG전자가 선보인 세계 최초의 평면과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55인치가 1100만원과 1500만원이었다. 삼성전자도 같은 해 6월 곡면 OLED TV를 1500만원에 내놓았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처음 출시한 보급형 평면 UHD TV도 640만원(55인치)과 890만원(65인치)이었다. 1년새 곡면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이 가미됐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100만원 빠졌다.

삼성 곡면 UHD TV 가격은 연내 한차례 이상 하락한다. 그동안의 관행이었으며 삼성전자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 평면 UHD TV 경우 최초 640만원에서 지금은 300만원 후반~400만원 초반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삼성전자 첫 모델 출시 가격 /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 첫 모델 출시 가격 / 자료:삼성전자

◆뉴스해설

“TV 시장이 모두 커브드(곡면)로 형성되기를 바란다. 곡면 TV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알릴 것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이 최근 곡면 UHD TV 출시 행사장에서 밝힌 말이다. 당시만해도 마케팅을 위한 발언으로 보였다. ‘TV=평면’이란 인식이 쉽게 바뀌겠느냐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가격을 보면 삼성전자가 곡면 TV 잠재력을 확신한 것으로 확인된다. 연초 미국 ‘CES 2014’를 비롯해 유럽과 중남미에서 연이어 개최한 삼성포럼에서 바이어로부터 충분히 공감을 얻은 것이다. 시장 정체기로 차별성에 한계를 보이는 TV시장에서 ‘곡면’이라는 차별 포인트로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다고 확신을 나타낸 것이다. 국내에서 예약판매 10일만에 판매대수가 120대를 돌파한 것도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이 움직이니깐 대량생산에 맞춰 미리 가격을 낮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IT부문 총괄 상무는 “빛을 비춰보면 곡면 TV의 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곡면 TV가 평면 TV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곡면 UHD TV 로 승부수 띄웠다

기술적 자신감도 반영됐다. 삼성 곡면 UHD TV 곡률은 4200R(반지름이 4200㎜인 원의 휜 정도)로 6000R 수준인 중국 기업 제품과 큰 차이를 보인다.

문제는 해외 경쟁사의 대응이다. 지난해부터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UHD TV 시장 개화는 일본 소니와 중국업계가 주도했다. 이들이 초기 파이(시장규모)를 키우는데 일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까지만해도 삼성전자는 UHD TV 4위에 그쳤다.

경쟁사의 참여가 늦어진다면 삼성전자 입장으로는 곡면 UHD TV 시장 개척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LG전자와 중국 일부업계가 이르면 상반기 곡면 UH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직 소니 등 일본 업계 동향은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등 사업자라도 홀로 시장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며 “내부적으로는 소니 등 경쟁사들이 빨리 뛰어들어 시장을 함께 키우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지난해까지 글로벌 UHD TV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