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모바일 콘텐츠 유통구조는 업계 관계자 모두가 고민해야 합니다. 카카오 혼자 수수료를 낮춘다고 개발사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지지 않습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모바일 콘텐츠 유통에 따른 수수료 논란은 카카오 혼자서 풀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밝혔다. 수수료 논란의 모든 책임을 카카오에게 묻는 것으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말이다.

18일 한국 IT리더스포럼에서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이 대표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 초기 카카오가 개발사에 받는 수수료 21%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지금의 논란은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해 너무 많은 게임이 경쟁하며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최근 게임업계에선 카카오가 개발사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톡의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면서 카카오 게임에 들어가지 않고는 성공하기 힘든 구조다. 카카오가 이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개발사에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대표는 “카카오 플랫폼이 모바일 게임 시장을 키웠고 개발사에 돌아가는 매출도 늘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을 지원하는 퍼블리셔가 끼어들었고 이 때문에 유통구조가 복잡해졌다”며 “퍼블리셔가 별도의 수수료를 가져가 개발사 수익이 더욱 줄었는데 현재의 비판은 카카오로만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구글과 애플 등 모바일 운영체계(OS)사업자에게 수수료를 떼어주는 문제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당장 카카오가 수수료를 21%에서 15%로 낮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수수료 문제와 함께 이 대표는 공정위 규제 이슈도 현안으로 꼽았다. 최근 공정위는 네이버와 다음이 각각 1000억원과 40억원을 출연하고 문제가 된 불공정행위를 자체 해결하는 내용을 담은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 카카오 역시 수수료 논란이 일면서 공정위의 집중 감시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NHN USA 대표 시절 공정위 조사를 직접 받은 경험이 있다”며 “일부 여론에 따라 공정위가 조사를 나왔지만 사실 별로 문제될 게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불공정한 방식이 아닌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지배력을 가졌다면 공정위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여론에 이끌린 규제로 기술 기업 성장을 견제하면 국내에선 누구도 혁신을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1등하지 못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며 정부가 규제가 아니라 기술 기업의 선전을 응원하고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2100억원, 영업이익 680억원을 올리며 고속 성장했다. 올해는 가장 큰 수익원인 게임에 이어 출시 석 달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넘긴 카카오뮤직과 카카오그룹이 상승세를 타며 매출 확대를 이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실패를 맛본 ‘카카오페이지’ 성과도 기대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