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저비용으로 단시간에 대면적 그래핀 나노리본을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웨어러블 전자소자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당길 원천기술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이태우 교수팀이 정렬 및 패터닝이 가능한 유기 나노선을 이용해 저비용·단시간의 그래핀 나노리본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은 메모리·디스플레이 등 고집적 전자회로에 활용할 수 있는 그래핀 나노리본을 원하는 모양으로 넓은 면적에 걸쳐 매우 쉽게 제작한다. 그래핀 나노리본의 우수한 전기적 특성, 그래핀 특유의 투명함과 유연함을 활용해 웨어러블 전자소자나 접히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핀은 차세대 고집적 유연 전자 소자의 핵심 물질로 주목받지만, 전자가 지닐 수 있는 에너지 허용 대역인 ‘밴드갭(band gap)’이 없어 반도체 특성의 전자장치에 사용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그래핀이 나노리본 형태가 되면 밴드갭을 가지고, 그 폭이 좁아질수록 밴드갭이 커진다. 따라서 좁은 폭의 그래핀 나노리본을 확보하면 그래핀의 반도체 특성을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그래핀 나노리본 제작 기술은 공정단가 높고, 제작시간이 길어 산업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화학기상증착법을 통해 실리콘 기판 위에 그래핀을 형성하고, 그 위에 유기 나노선을 원하는 위치에 정렬시켰다. 이후 산소 플라즈마 식각 과정을 거쳐, 유기 나노선 형태를 따라 그래핀 나노리본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10nm(나노미터) 이하의 폭을 가지고, 밴드갭을 가진 그래핀 나노리본을 제작했다. 나아가 이를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 채널로 이용해 소자를 제작하는데도 성공해, 향후 전자 소자로의 활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방식과 달리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길이의 그래핀 나노리본을 대면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면서 “저비용으로 간결한 공법이 가능해 그래핀 나노리본을 이용한 전자소자 연구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성과는 2020년 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웨어러블 컴퓨터 및 플렉시블 전자소자 등을 구현하기 위한 원천기술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가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단장 조길원)’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재료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 지난 10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