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도체협회(WSC) 사장단 회의가 다음 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MCO(Multi-Component IC) 무관세화 협상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WSC는 다음 달 22일 타이베이에서 한국을 비롯해 대만·미국·일본·중국·EU 6개 회원국 협회 대표와 주요 반도체 기업 대표가 참석하는 연례 사장단 회의를 연다.
WSC는 매년 상반기 사장단 회의를 갖고 업계 현안에 관한 공동 대응책을 도출한다. 협의 결과는 하반기 열리는 정부 간 협의체 GAMS(Government·Authorities Meeting on Semiconductor)에서 다시 논의된다.
미국반도체협회(SIA)가 협회 홈페이지에 공지한 바에 따르면 올해 WSC 사장단 회의 주요 의제는 △MCO 및 반도체 신기술 제품 무관세화 △지식재산(IP) 보호 △환경 문제 대응 △교역 촉진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MCO 무관세화다. WSC는 지난 2005년 반도체를 적층한 멀티칩패키지(MCP) 무관세화에 합의한 뒤 여기에 능동·수동 소자 등을 통합한 MCO로 무관세 대상을 확대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와 모바일 단말기 등에 쓰이는 각종 센서 제품군이 주로 포함된다.
현재 각국의 MCO 관세율은 평균 8%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WSC 사장단이 MCO 무관세화에 합의하면 하반기 GAMS와 각국 관세 정책 결정 과정을 거쳐 회원국 간에 무관세화가 적용된다. 관세가 없어지면 회원국 간 교역 촉진 효과가 기대되지만 수입 비중이 높은 나라에는 부담요인이다.
이 때문에 WSC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일부 회원국이 반대하면서 지난 수년간 협상에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로서는 이번 WSC 회의에서 (반대 국가의) 입장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김기남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관계자들이 WS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박성욱 대표 대신 다른 임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