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제조원가와 애플·중국산의 협공..삼성 실적 회복에 최대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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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침체는 결국 ‘모바일’로 풀어야 한다. 하지만 애플·중국산 제품의 협공과 높은 제조비용이 복병이다.”

29일 공개된 삼성전자 1분기 실적에 대한 주요 외신의 분석이다. 최근 이 회사의 잇단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이 해결 열쇠이나, 그 길 역시 녹록치만은 않아 보인다는 게 이들 외신과 인터뷰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때 놓친 사업다각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6%가 모바일 사업에 집중돼 있다. 리딩 인베스트&시큐리티스의 오상우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바일 사업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나친 천착(heavy reliance)은 시장에 만성적 골칫거리(persistent concern)”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 삼성이 사업다각화에 나서기엔 모바일 부문 의존도가 너무 높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IM(정보모바일) 부문에서 조달해주는 현 시스템 상, 결국 지금의 실적 저조 역시 모바일이 먼저 나서 풀어줘야 한다.

HMC투자증권의 그렉 노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의 침체 국면 타개를 위해 갤럭시S5의 마케팅에 더욱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2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삼성은 얼마나 많이 파느냐 보단 ‘어떻게 판매가 하락을 막느냐’에 보다 주력해야 한다고 노 애널리스트는 강조했다.

◇고성능은 애플에, 저가는 중국산에 협공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가 100달러짜리 다기능 스마트폰으로 신흥시장을 공략 중이다. 애플은 차이나모바일과 손잡고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애플을 앞섰고, 연초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 브라질 등 세계 10개국으로 판로를 넓혔다. 화웨이와 레노버도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상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대화면 스크린을 적용하고 시계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내놓기로 하면서 삼성 특유의 장점이 위협 받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SA의 수석 애널리스트 닐 모스턴은 “삼성은 이제 고가 시장에선 애플과, 저사양 제품군에선 화웨이 등 중국산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부품단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우려하는 대목은 높은 부품단가다. 스마트폰의 판매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갤럭시의 제조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 가격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HS가 지난 16일 갤럭시S5를 분해·분석한 결과, 32기가 메모리 탑재 제품은 251.52달러가 들었다. 반면, 애플의 아이폰5S는 207달러 상당의 부품을 썼다. 중국과 인도에서 판매되는 초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35달러 밖에 안드는 제품도 있다.

물론, 이번 IHS의 분석은 하드웨어와 제조비용에만 기반한 것이며 소프트웨어나 라이선싱, 기타 비용은 제외됐지만, 경쟁국 대비 제조원가가 높은 것은 맞다. 이에 대한 취재요청에 삼성전자 측은 노코멘트로 일관했다고 WSJ은 덧붙였다.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광고 예산을 계속 쏟아 부어야 하는 반면, 기기 제조 비용은 날로 높아간다는 것은 삼성에겐 딜레마다.

노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 19.8%였던 모바일 사업 부문의 이익률이 오는 3분기에는 15.9%, 4분기엔 13.5%로 각각 떨어질 것”이라며 “판매량이 늘어난다 해도 제품가 하락과 경쟁 심화 때문에 수익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갤럭시S5의 주요 제원별 원가

높은 제조원가와 애플·중국산의 협공..삼성 실적 회복에 최대 복병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