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 동종칩에서 이종칩으로 확산...반도체 시장 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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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관통전극(TSV)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기존 반도체 시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 TSV 기술은 D램·CMOS이미지센서(CIS) 등 동종 칩을 적층하는 데 쓰였지만 지금은 ‘시스템반도체+메모리’ ‘시스템반도체+시스템반도체’ 등 이종 칩을 패키징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TSV 반도체는 아직 명확한 표준이 정립되지 않아 초기 기술 주도권을 확보한 쪽이 시스템반도체부터 메모리에 이르는 반도체 시장 전체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후공정 업체 간 TSV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패키지와 TSV 비교
기존 패키지와 TSV 비교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메모리를 수동 인터포저 방식으로 적층한 2.5D 제품을 개발했다. 이르면 연내 1~2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30나노미터(㎚)급 4Gb DDR3 D램을 4단 적층한 제품을 공개한 이후 TSV 기술력을 꾸준히 축적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메모리뿐 아니라 AP 등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고 있고, 반도체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모든 요소 기술을 확보했다”며 “TSV 시장이 본격화하면 삼성전자에 가장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 칩 TSV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메모리 업체와 시스템반도체 업체 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SK하이닉스는 AMD와 손잡고 29나노 D램을 4단 적층한 그래픽용 HBM을 개발해 올 9월 샘플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서버 시장이 타깃인 제품이다.

시스템반도체 시장 선두 업체인 퀄컴과 인텔도 최근 여러 메모리 업체와 손잡고 이종칩 TSV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론과 엘피다는 뒤늦게 시스템반도체 업체와 손잡고 이종칩 TSV 기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두 회사는 양산용 웨이퍼 본딩 장비와 디 본딩 장비, 비아홀 에칭 장비를 발주했다. 내년 초 네트워크 시장을 타깃으로 TSV 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이종칩 TSV를 구현하려면 절연층 형성, 구리 주입, 웨이퍼 연마, 테스트 등 다양한 공정에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초기 시장에서는 공정 경쟁력이 뛰어나고,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종합반도체 업체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용어설명

실리콘관통전극(TSV)은 반도체 칩을 적층할 때 수직으로 관통하는 비아(via) 구멍을 형성해 전기적 신호 효율성을 높이는 패키징 기술이다. 반도체 패키지 크기를 줄일 수 있고, 고성능 저전력을 구현하는데도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