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테인먼트가 정부의 웹보드게임 규제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초강수를 뒀다.
네오위즈게임즈가 모바일 웹보드게임에 대한 가처분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국내 모바일 웹보드게임 시장을 둘러싼 기업과 정부의 마찰이 극에 달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헌법재판소에 웹보드게임 규제를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 지난 2월 24일 시행한 웹보드게임 규제 시행령은 △1인 베팅한도 1회 3만원 이하 △1일 10만원 게임머니 손실 시 24시간 게임 접속 차단 △게임 상대 랜덤매칭 금지(무료 게임머니 활용 땐 예외) △게임 자동진행 금지 △분기별 1회 공인인증 시행 등이 뼈대다.
업계는 자율규제안을 제출하고 시행령 개정안에 반영해줄 것을 건의했지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례없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라는 반발이 잇달았다.
규제는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14일 각사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CJ E&M 넷마블 모두 웹보드게임 매출이 급락했다.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곳은 NHN엔터테인먼트다. 관련 매출과 영업이익이 1월 대비 약 60% 줄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 1월 대비 3월 웹보드 매출이 50~60%, 트래픽이 30~40% 감소했다. 회사 측은 1분기 웹보드 매출이 40억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상대적으로 웹보드게임 매출 비중이 적은 CJ E&M 넷마블도 규제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온라인게임 사업에서 웹보드게임 실적이 악화됐다.
웹보드게임 규제의 부당함을 먼저 호소한 곳은 네오위즈게임즈다. 회사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모바일게임 ‘피망 포커’의 등급 심의를 반려하자 가처분소송을 하며 모바일 웹보드게임 규제에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법상 모바일 웹보드게임의 간접충전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등급 심의 반려는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PC웹보드게임 규제 법안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기존 시행 중인 웹보드게임 규제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어서 파장이 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NHN엔터의 이번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라인게임 강제적 셧다운제 위헌 소송에서 헌법재판소가 부정적 입장을 보인만큼 이번 소송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기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NHN엔터 측은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 맞다”며 “웹보드 게임 매출 감소가 너무 뚜렷해 불가피하게 헌법소원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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