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은 국산차 연비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연비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꼽았다.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인 고가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좋은 수입차 판매가 고공행진을 하는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마케팅인사이트가 2년내 신차 구입 계획이 있는 소비자(616명)를 대상으로 한 ‘연비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산차 연비는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3%에 달했다. 또 ‘국산차 연비는 수입차에 비해 좋지 않다’고 응답한 소비자도 70%에 육박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국산차 연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사실상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산업부와 국토부 검증 결과가 달라 혼선을 빚고 있는 현대차 싼타페의 ‘뻥연비’ 논란 등으로 국산차 연비에 대한 인식과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김영호 마케팅인사이트 전문위원은 “국산차 연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상당히 부정적이고, 향후 개선 여부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며 “과거에 비해 연비에 신경을 더 쓰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 국산 자동차 업체들의 연비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에 비해 연비에 신경을 더 많이 쓴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90%에 달했고, ‘5년내 국산차 연비가 수입차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다’는 응답은 47%에 불과했다.
한편 최근 5년(2009~2013년) 간 수입차 구매자들의 구매 결정 요인 추적 조사에서는 연비가 3년연속 1위를 기록했다. 수입차 구매시 연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의미다. 지난해의 경우, 연비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꼽은 소비자는 19.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2009년 4위에 머물렀던 연비는 2010년 3위에 이어 2011년부터 1위를 지켰다.
<국내 소비자들의 자동차 연비에 대한 인식 / 자료:마케팅인사이트>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