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글로벌 넘버원 노리는 라인, 위챗·와츠앱 넘어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오는 23일 서비스 3주년을 맞는다. 카카오톡이 점령한 국내 시장을 피해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라인은 3년만에 전 세계 4억6000만명이 쓰는 글로벌 서비스로 발돋움했다. 일본을 비롯해 대만과 인도네시아 시장을 점령한 라인은 멕시코와 스페인, 인도, 말레이시아에서도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었다. 최근에는 ‘위챗’의 고향 중국과 ‘와츠앱’ 안방 미국에서도 사용자가 늘면서 영향력이 높아졌다.

[이슈분석] 글로벌 넘버원 노리는 라인, 위챗·와츠앱 넘어라

명실상부한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잡은 라인은 이제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위챗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최강자 페이스북이 인수한 와츠앱과 글로벌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가입자 수에서 아직 두 서비스에 뒤지는만큼 지난 3년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당장 라인과 직접 경쟁하는 서비스는 위챗이다. 중국 사용자만 5억명이 넘는 위챗은 아시아와 중남미 시장에서 라인과 경쟁하고 있다. 위챗과의 승부가 중요한 이유는 주요 서비스 지역이 겹친다는 점 외에도 ‘플랫폼 지향’이라는 서비스 정체성이 같기 때문이다.

라인과 위챗이 막대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배포하는 플랫폼형 메신저라면 와츠앱은 순수하게 메시지 기능만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형’ 메신저다. 따라서 라인과 위챗은 하나의 시장에서 공존이 불가능하다. 플랫폼형 메신저는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 정보를 소개 받고 다운로드 등을 쉽게 연결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게임과 광고 메시지 홍수로 사용자 피로도도 크다. 굳이 비슷한 플랫폼형 메신저 두 개를 쓰며 과도한 정보에 노출될 필요가 없다. 같은 플랫폼형 메신저 카카오톡이 점령한 국내 시장에서 라인 영향력이 미미한 이유도 같다. 와츠앱은 다르다. 사용자의 첫 번째 메신저가 아니어도 존재 가치가 있다. 단순하게 지인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형 메신저를 이용하는 사용자도 적지 않다.

플랫폼형 메신저는 기본적으로 특정 시장에서 확실한 1위가 돼야만 비로소 수익모델을 넣을 수 있다. 확실한 1위가 되기 전에 자칫 다른 서비스를 배포하면 사용자가 경쟁 서비스로 이동할 우려가 있다. 다수의 사용자를 모은 후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소셜그래프를 활용한 콘텐츠를 배포하며 수익을 얻는다. 카카오톡 소셜그래프를 활용한 ‘카카오 게임’이 대표적이다. 라인과 위챗 역시 일본과 중국 등에서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며 매출을 올린다.

시장 1위 달성 여부는 마케팅 역량에 달렸다. 마케팅 비용 투자는 위챗이 라인보다 넉넉하다는 평가다. 모회사 텐센트의 아낌없는 지원 속에 엄청난 돈을 쓴다. 라인은 비용보다 효율에 승부를 건다. ‘별에서 온 그대’ 간접지원처럼 한류 콘텐츠를 타고 막대한 효과를 거둔다. 한류스타 이민호를 앞세워 중국에서 라인을 주제로 한 웹 드라마를 선보이기도 했다. 디자인 역시 라인이 우세하다. 메신저 기능 면에선 큰 차이 없지만 디자인에선 라인이 앞선다. 라인의 디자인 강점을 살린 스티커와 캐릭터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라인과 위챗의 경쟁은 콘텐츠 현지화에 달렸다는 평가다. 개별 진출 국가에서 현지 파트너를 대상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아 케이큐브벤처스 이사는 “메신저 자체는 글로벌을 지향해도 플랫폼을 통해 배포되는 콘텐츠는 현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정도 사용자를 확보하면 다음부터는 사용자를 서비스 안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메신저 플랫폼이 제공하는 개별 콘텐츠에 달렸다”며 “국가별로 사용자 취향이 다 다른 만큼 현지 트렌드를 반영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선별·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와츠앱과의 경쟁은 서비스 성격과 타깃 사용자가 다른 만큼 와츠앱 안방보다는 주변 공략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와츠앱은 명확하게 메시징 기능만 제공하고 연간 0.99달러의 사용료를 받는다. 대신 광고 등 불필요한 메시지 노출이 없다. 비용을 내고 와츠앱을 쓸만큼 단순한 메신저 기능만을 원하는 사용자가 존재한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라인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 스티커는 진중한 대화를 원하는 영미권에서는 문화적 차이로 통하지 않는다”며 “와츠앱과 페이스북메신저가 장악한 북미보다 다른 지역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어 “영미권을 우회해서 세련되고 캐주얼한 라인 장점이 어필 가능한 나라와 세대를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냅챗 인기로 젊은 세대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메신저에 대한 수요가 있음이 증명된만큼 이들을 타깃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라인·위챗·와츠앱 현황>


라인·위챗·와츠앱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