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용을 위해 값비싼 기능성 화장품을 바르거나 비타민D 보충제를 따로 복용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17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생명공학 기술이 융합된 컨버전스 디스플레이가 개발되고 있다. 디스플레이에 바이오 기술이 접목되면서 TV를 보는 것만으로도 얼굴 주름을 제거할 수 있고, 햇볕을 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TV와 태블릿PC가 건강을 챙겨주는 멀티기기로 진화하는 셈이다. 향후 플렉시블·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에 바이오 기술이 결합되면 보다 획기적인 부가 서비스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에 바이오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TV,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많이 사용하면 전자파, 눈 피로도 등으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계는 기존 454·524·616나노미터(㎚)의 적록청(RGB) 파장대를 활용하면서도 건강과 위생을 챙길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실내 생활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비타민D를 형성해주는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이다. 자외선 가운데 특정 파장광선은 피부의 비타민D 형성을 돕는다. 이 회사는 이 원리에서 착안해 디스플레이 가장 자리에서 특정 광선을 내보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TV를 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피부에 침투해 실내에서도 비타민D를 합성하게 하는 기술이다. 비슷한 원리로 근적외선 파장을 이용해 피부 주름 개선과 미백·탄력 강화 등의 효과를 내는 디스플레이도 연구 중이다. 일명 ‘화이트닝 디스플레이’로, 524㎚ 파장 광선을 활용한다. 향후 크기를 자유자재로 늘리고 줄일 수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면 더욱 유용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일부 제품의 임상 실험을 마치고 제품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상처에 약을 직접 발라주는 것만큼이나 원적외선이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증명됐다”며 “이 원리가 적용된 디스플레이는 테라피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미 임상실험도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조만간 상용 제품으로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안티 박테리아 효과를 첨가해 살균 또는 세균번식을 막는 디스플레이를 연구하고 있다. 또 특정 파장의 광선을 활용해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 억제효과와 피부 재생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오늘날 건강은 핵심 키워드기 때문에 관련 시장을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사업성에 대한 확신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침체된 디스플레이 시장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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