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장 발판이 된 것은 광대한 내수 시장이다.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4억대를 넘는다. 중국 제조사들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자 성장동력으로 작용했다.
중국 업체들은 여기에 안정된 부품 조달 체계도 갖췄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디지털 기기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위탁 생산해 주면서 첨단 제조 기술력을 쌓았다.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을 제외한 나머지는 자국 내 생태계를 구축하며 경쟁력이 커진 상황이다. 통신장비나 중국 정부의 지원도 성장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독자적인 4세대(G)표준과 차세대 이동통신인 5G 서비스 인프라 구축 정책을 마련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보급정책을 세우는 등 스마트폰 산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물론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삼고 있는 것이 중국 제조사의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수요 확대에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지만 내수 수요가 정점을 찍고 내려간다면 제조사들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시장은 2011년을 정점으로 가파른 성장기를 지나 완만한 성장기로 접어든 것으로 조사된다. 중국 스마트폰 연간 판매 성장률은 지난 2011년 209.4%를 기록했으며 2012년 97.9%, 지난해에는 84.8%를 시현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크게 줄어든 26.4%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업체들은 내수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 서두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1위 레노버는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90%가량이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와 ZTE 역시 중국 이외 지역에서 스마트폰 판매량은 아직 높지 않은 상황이다. 샤오미와 쿨패드는 이제 막 해외 시장에서 걸음마를 뗀 단계다.
중국 제조사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먼저 약한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강력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여전히 프리미엄폰 제조사인 삼성과 LG, 애플에는 브랜드 이미지가 뒤진다. 부족한 글로벌 영업망과 사후 서비스망 구축도 필요하다. 해외 이동통신사들과의 제휴를 넓히고 서비스 체계를 탄탄히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