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선택과 집중`…연말 변화 예상

올 연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할 전망이다.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사업 부문은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지난주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선택과 집중 방식의 사업 구조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꼭 해야 할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는 원칙에 컨센서스가 이뤄졌다”며 “연말께 변화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김기남 사장이 DS부문 반도체총괄을 맡은 이후 ‘선택과 집중’에 관한 논의가 많았다”며 “경영전략 회의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김기남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을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장으로 선임한 후 시스템LSI사업을 중심으로 장단점을 분석 중이다. 김 사장이 최근까지도 연일 시스템LSI사업부의 분야별 업무보고를 받으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보이고 있는 메모리사업에 비해 부진한 비메모리사업 강화가 최대 현안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은 퀄컴에, 파운드리사업은 TSMC에 밀리는 등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도 파운드리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에 관한 주문이 많았다. 김기남 사장은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 권위자인 만큼 삼성전자 14나노 차세대 공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AP 사업보다는 파운드리 사업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둘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번 회의에서 파운드리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바일 AP에 관한 논의는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기남 사장이 시스템LSI사업부 현황 파악을 마치는 대로 여러 변화를 꾀하며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시스템LSI사업부가 파운드리 사업에 더 많은 힘을 실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말 임원진 변화도 예상된다. 김 사장이 반도체총괄을 유지하면서 시스템LSI사업부장을 별도로 선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연스레 관련 임원들의 보직 이동이 뒤따를 전망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