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서비스 차단이란 악재가 열흘을 넘기면서 라인과 카카오톡 현지 사용자 이탈 우려가 커졌다. 손끝에 닿았던 중국 시장이 다시 아득히 멀어져간다.
지난 1일 라인과 카카오톡 중국 서비스가 차단됐다. 카카오톡은 메시지 전송과 음성 통화는 가능하지만 신규 가입과 친구 추천이 막혔다. 라인은 아예 모든 기능이 불통이다. 갑작스런 서비스 차단에 중국 정부 개입설이 흘러나온다. 야후의 ‘플리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드라이브’도 접속이 제한되면서 중국 정부 개입설이 설득력을 얻었다.
중국 정부 개입은 표면적으로 여론 통제 목적처럼 보이지만 자국 산업 보호 목적도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중국은 주요 인터넷 서비스를 국가가 제한하며 자국 산업을 키웠다. 구글의 검색과 유튜브, 안드로이드 마켓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곳이 중국이다. 위챗과 더불어 모바일 메신저 패권 경쟁을 하고 있는 라인과 카카오톡 견제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영향력이 점점 높아지는 라인의 모든 기능이 정지됐다. 라인을 자국 서비스 위챗의 직접적 경쟁자로 보고 더 강한 제재를 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라인의 중국 내 기세는 대단했다. 연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열풍을 타고 대륙 사용자를 빠르게 늘렸다. 캘커타커뮤니케이션이 제공하는 캘커타랭킹에 따르면 라인은 지난 2월 중국 안드로이드 다운로드 전체 2위에 오른 후 5월까지 3위권을 유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문제는 메신저 특성상 잠깐 동안의 서비스 장애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루에도 수 십 번 사용하는 메신저 특성상 잠깐이라도 불통되면 사용자는 빠르게 대체 서비스를 찾는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에서 라인이 자리 잡은 배경에는 와츠앱 서버 장애가 결정적이었다. 지난 2월 서버 다운으로 와츠앱이 4시간 정도 중지되자 라인 가입자가 200만명 넘게 늘었다. 이제 막 현지 사용자를 늘리던 라인 입장에선 열흘 가까운 서비스 정지는 그동안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악재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라인 불통 이후 사용자가 다른 서비스를 찾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며 “당장 라인을 지우지는 않겠지만 서비스가 복구된 이후의 실제 사용자 수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사용자 이탈이 예상되지만 라인과 카카오는 속수무책이다. 라인 관계자는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카카오 관계자 역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직접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