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과 카카오톡 등 우리 모바일 서비스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성과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언급하는 게 다운로드 순위인데 중국은 공신력 있는 안드로이드 마켓 자료를 얻기가 쉽지 않다.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장악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 안드로이드 장터는 200여개가 넘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구글이란 절대강자 부재로 200여개가 넘는 현지 앱 장터가 경쟁한다. 안드로이드 시장 전체를 분석한 자료를 얻기 힘든 이유다. 내로라하는 이동통신사와 네이버가 앱 장터에서는 구글에 한참 밀리는 우리나라 상황과 대비된다.
중국 정부의 해외 서비스 규제 덕에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 인터넷 기업은 한둘이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여론 통제지만 결과적으로 자국 산업 육성으로 이어진다. 정부 규제란 방패 뒤에서 중국 서비스가 성장한다. 구글 검색과 유튜브를 막은 덕에 바이두와 유쿠가 시장을 재패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금지로 웨이보와 YY닷컴이 덩치를 키웠다. 두 기업 모두 나스닥 상장사다.
중국 정부 규제 손길이 우리 기업에도 미친 듯하다. 라인과 카카오톡 이용이 현지에서 차단됐다. 라인과 카카오 모두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고 하니 의심할 건 중국 정부뿐이다. 그동안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 우리 기업에겐 예상치 못한 악재다.
최근 인터넷업계에는 역차별 이슈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정부가 산업에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는 해외기업만 이득을 본다는 주장이다. 업계 입장에서는 완벽한 차별로 자국기업 성장을 돕는 중국이 부럽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밖에서도 차별 받는 국내 기업이 안에서도 차별 받는다면 어찌 서럽지 않을까. 중국 같은 속보이는 차별은 아니더라도 역차별이란 말이 나오지 않게 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