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과 카카오톡 서비스의 중국 내 차단은 테러 관련 내용을 담은 메시지 유통 때문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 측이 글로벌 메신저 산업의 패권 다툼이 시작된 상황을 고려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라인·카카오톡 중국 서비스 장애 관련 브리핑을 갖고 “라인과 카카오톡 차단 이유를 중국 측에서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중국 내 서비스가 차단된 라인과 카카오톡은 현재까지 서비스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끊임없이 중국 정부 개입설이 흘러나왔지만 그동안 공식 발표는 없었다.
이진규 미래부 인터넷정책관은 “서비스 차단 초기부터 중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해 왔다”며 “중국 정부의 서비스 차단 대상은 외국계 메신저 중 실제 테러 관련 정보 유통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인과 카카오톡에서 유통된 테러 관련 정보는 이슬람 국가에서 발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 설명에 따르면 라인과 카카오톡 외에도 ‘디디(Didi)’ ‘토크박스(Talkbox)’ 등 다수 서비스가 현지에서 장애를 겪고 있다. 라인과 함께 글로벌 메신저 패권을 다투는 와츠앱은 테러 관련 정보 유통이 없어 정상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라인과 카카오톡 중국 서비스 장애 현안을 알리는 수준에 그쳤다. 중국 측에서 전달받은 사항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 정밀한 상황 분석이나 향후 대응책은 없었다. 중국 정부가 테러 관련 정보 유통을 이유로 라인과 카카오톡 서비스를 막았다고 했지만 우리 정부가 그 내용을 확인하진 못했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우리 서비스를 막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두 서비스 모두 중국 내 사용자가 많지 않고 카카오톡은 중국 기업 텐센트가 2대 주주인 만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라인은 올 들어 중국 내 사용자가 급격히 늘면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였다.
중국 정부가 특정 사기업의 지분 관계를 고려해 해외 서비스를 배려할지도 의문이다. 카카오톡이 일부 기능만 제한된 것에 비해 라인은 모든 기능이 정지된 것에 대해서도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다”는 답변만을 내놨다.
하지만 인터넷 업계 종사자라면 삼척동자라도 라인과 카카오톡 차단의 반사이익을 중국 메신저 위챗이 얻는다는 사실을 안다. 중국 정부가 무리하게 자국 기업을 돕는다는 의혹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 이유다. 구글을 막은 덕분에 바이두가, 페이스북 불허로 웨이보가 돈방석에 앉은 사례도 있다.
이 정책관은 “외교상의 이유로 밝힐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라인과 카카오톡 서비스 정상화와 이용자 불편 해소를 위해 중국 측과 계속 협의하겠다”고만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