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한국 내 게임 결제 서비스를 중단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이용자 등급을 받지 않고 서비스하는 것을 문제 삼자 내린 결정이다. 다음 달부터는 등급을 받지 않은 게임 서비스를 아예 없앨 방침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국내 게임 결제 서비스를 전면 차단했다. 게임은 정상적으로 할 수 있지만 유료 아이템 구매 버튼을 클릭하면 결제 중단을 알리는 팝업창이 뜬다. ‘캔디크러시사가’ 등 페이스북 인기 게임 모두가 해당된다. 페이스북 측은 “게임위에서 등급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은 페이스북의 한국 앱센터에서 내릴 예정”이라며 “게임 개발사는 게임위에서 등급을 받아야만 페이스북 앱센터에 등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달 말까지만 결제 기능을 제외한 게임 서비스를 유지하고 9월부터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 등급 심의에 일정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다음 달부터 당분간 페이스북 게임 전체를 이용할 수 없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가 게임위의 소셜 카지노 게임 단속에서 불똥이 튄 것으로 풀이했다. 게임위는 최근 페이스북용 소셜 카지노 게임 단속을 벌이고 있다. 페이스북용 게임을 온라인게임으로 보고 등급을 받지 않은 것도 문제 중 하나로 꼽는다. 이 때문에 각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국내 인터넷 주소를 접속을 차단하고 해외 서비스만 하고 있다.
게임위에서 등급을 받는 것으로 정책이 변경됐지만 실제 서비스에서는 문제가 발생한다. 해당 등급을 게임에 표시해야 하는데 세계 단일 버전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은 타 국가에도 해당 이미지가 노출되기 때문에 한국 버전을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 영세한 개발사는 고스란히 시간과 비용 증가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한국에 별도 인력이 없는 해외 개발사는 게임위에 등급을 신청하기 힘든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한다. 결국 국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는 극히 줄어들 전망이다.
게임위 측은 “페이스북에 결제 서비스 차단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다만 페이스북 게임이 PC 게임 형태와 동일하므로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려면 사용자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윤형섭 상명대 게임학과 교수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과도기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자율심의제 적용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며 “가뜩이나 중국 등 해외 게임산업 경쟁력이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만 이런 규제를 하는 것은 기업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