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차세대 노광기로 주목받는 극자외선(EUV) 장비 상용화에 박차를 가했다. ASML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하루 600장 이상의 웨이퍼 처리 능력을 확인했다.
ASML은 자사 EUV 노광장비 ‘NXE:3300B’가 고객사로부터 24시간 이내 600장 규모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 향상을 인정받았다고 3일 밝혔다. 당초 고객사가 요구했던 하루 500장 처리 능력을 뛰어넘는 결과다. 고객사는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 알려졌다.
EUV 장비는 10나노대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차세대 노광기다. 노광기는 레이저를 이용해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장비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하면서 기존 불화아르곤(ArF) 대신 EUV를 광원으로 쓰는 노광기가 요구되지만 현 기술로는 광원 효율과 출력이 낮아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ASML은 수년 전부터 국내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과 함께 EUV 노광기 성능 향상에 힘써왔다.
ASML은 지난 7월 미국 IBM과 테스트에서 하루 637장의 웨이퍼 처리 능력을 확인한 데 이어 두 번째로 600장 수준의 처리 성능을 입증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ASML은 유사한 성능을 여러 고객사에서 거듭 확인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시생산 장비를 공급하고, 이듬해 양산 공정에 장비를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ASML이 연내 삼성전자와도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입증할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EUV 노광기 투입을 앞당기기 위해 ASML에 투자한 후 테스트 작업을 해왔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보다 정확한 성능을 위해서는 많은 시스템에서 성과가 반복돼야 한다”며 “성능 개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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